조너선 펜비 지음 중국 남부 광둥성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쑨원은 학습조직, 비밀결사 및 신문을 통해 중국의 근대화가 절박하다고 교육받은 세대로, 신해혁명을 통해 중국의 개혁을 추진했다. 한편 소금장수의 아들이자 혁명견습생으로 국민당에 참여한 장제스는 안으로 각 지역의 군벌들이 득세하고 밖에서는 제국주의 열강들이 중국을 침략하는 극심한 혼란 속에서 황포군관학교를 설립해 군대조직 양성에 성공한다. 이로써 군웅할거시대 중국 남부에서 하나의 구심점을 만들어 쑨원 사후에 중국 통일을 완성할 수 있는 기대주로 부상하게 된다.
만주사변 이후 일본과 대결하는 과정에서 장제스는 상당한 전력을 상실하고 전쟁이 끝난 뒤 다시 공산당과 대적하지만, 부패한 군대조직으로 마오쩌둥의 공산당을 대항하는 데 여러 가지 허점을 노출한다. 장제스는 200만 군사의 수장으로서 중국 대표로 카이로회담에도 참여하는 등 중국 전역에 명성을 떨치지만 대일전쟁 이후 마오쩌둥의 홍군에게 단기간에 역전 당해 타이완으로 패주하게 된다.
김영배 경총 상임부회장 |
본문 중 “두 달 뒤 미국은 장제스 총사령관에게 불리한 소식을 전했다. 장제스 편인 미국 공화당이 1948년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하고 그들의 입장에 섰던 중국 로비단체의 활동이 트루먼을 매우 화나게 한 것이다”라는 언급이 있다. 트루먼의 민주당이 승리한 이듬해 장제스는 타이완으로 패주했다. 미 대선 과정에서 공화당에 올인한 장제스는 엄청난 대가를 치른 것이다.
대한민국이 출범했던 격동의 시기에 중국은 이처럼 큰 변화를 겪는다. 미국 내 정치 역학구조를 잘 알고 있었던 이승만이 없었다면 처지가 비슷했던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이 책은 단순히 작가의 일방적인 생각을 서술한 것이 아니라 방대한 자료와 논문, 인터뷰를 중심으로 작성됐기에 견고하고 튼튼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장제스의 국민당과 중국공산당이 대립했던 오랜 기간 우리가 생각해야 할 많은 논점들이 이 책을 통해 뜨겁게 다가온다.
김영배 경총 상임부회장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