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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코드 있다”… 러 ‘미녀와 야수’ 상영금지 여론

입력 : 2017-03-06 20:11:12 수정 : 2017-03-06 20: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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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동성애 코드가 담겨 있다는 이유로 미국 디즈니가 만든 영화 ‘미녀와 야수’의 상영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CNN 등은 러시아연합당의 비탈리 밀로노프 의원이 최근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문화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영화 미녀와 야수는 부끄러움을 모르며 죄악시되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검열을 통해 동성애 코드가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정부 차원에서 영화 상영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러시아 배우 파벨 데레비안코는 TV 러시아24에 “내 아이들을 상영관에 데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영화는 1991년 디즈니가 제작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리메이크한 실사 영화로 러시아에서 3월16일 개봉이 예정된 상황이다.

상영 금지를 촉구하는 이들은 미녀와 야수 등장인물 중 남성인 르푸와 가스통이 사랑을 느끼는 관계로 묘사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2013년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공공장소에서 동성애자 권리나 관계를 언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동성애 선전 금지법’이 통과됐는데 영화가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동성애 코드는 미녀와 야수를 제작한 감독 빌 콘돈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는 영국 잡지 애티튜드와 인터뷰를 통해 “(동성애자인) 르푸는 가스통과 키스하길 원하기도 하는 사람으로 자신이 뭘 원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동성애 코드만을 이유로 영화 보이콧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 보수적인 러시아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는 현상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3일 공개된 미 국무부 인권보고서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에서는 종교적·인종적 소수자 차별은 물론 성소수자, 이민자, 장애인 탄압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러시아 국민의 74%는 성소수자에 대해 우호적인 정책을 반대해 레바논 등 중동 국가와 비슷한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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