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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원칼럼] 사드 보복은 중국의 무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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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06 21:59:16 수정 : 2017-04-11 15: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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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무역질서 짓밟는 중국
아무도 투자하지 않을 것
북한 ‘핵 공격’ 편드는 중국
아무도 지도국 대접 안 할 것
‘사드 보복’ 광풍(狂風)이 거세다. 중국 인터넷에는 반한(反韓)을 부추기는 글이 줄을 잇는다. 한국상품 불매를 선동하는 글, 한국인 사절 문구, 부서진 현대차 사진…. 2012년 센카쿠 영토분쟁 때 반일(反日) 전야를 보는 듯하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롯데만 겨냥해야 하며 여타 한국 기업과 한국인에 대한 불법 공격과 인신 모욕을 해선 안 된다”고 했다. 가소로운 일이다. 반한을 부추긴 곳은 중국 관영 매체다. 환구시보는 그 전면에 섰다. 5년 전과 빼닮았다. 중국 정부가 보복을 외치면 관영 매체는 독설을 쏟아내고, 중국인이 반한 대열에 나서는 행태가 똑같다.

반한을 선동하는 것은 누구일까. 중국 정부일까, 선량한 중국인일까. 전자다.


강호원 논설위원
사드가 무엇이기에 중국 정부는 반한의 불을 지피는 걸까. 감시 반경 1000㎞ 사드 레이더. 모든 것을 감시하는 ‘천개의 눈’이 아니다. 땅 위 개미까지 식별하는 무서운 첩보위성은 하루 24시간 하늘에 떠 있지 않은가. 감시에는 첩보위성이 사드보다 낫다. 마하 8.24인 사드로는 마하 20으로 날아가는 중국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따라잡을 수 없다. 초고고도로 일본으로 날아가는 중국 미사일도 맞힐 수 없다. 왜? 사드는 낙하하는 적 미사일을 맞받아치는 쇳덩어리다. 한국을 향해 쏘는 중국 미사일은 당할 수 있다.

그래서 하는 말, “사드는 북한 핵미사일 공격을 막는 방어수단이다.” 하지만 중국에는 마이동풍이다.

그러니 한 가지 말이 또 나온다. “사드 보복은 정치적이다.” 미·중의 대결? 그런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알량한 중국 정치에 얽혀 있는 것 같다.

반일 시위가 불붙던 2012~13년, 무슨 일이 있었던가. 시진핑 체제가 출범했다. 지금은? 시진핑 체제 10년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해다. 차기 지도체제를 둘러싼 권력투쟁이 뜨겁다고 한다. 권력 핵심인 당정치국 상무위원을 7인에서 5인으로 줄이고자 하는 중국. 무슨 뜻일까. 기존 권력지형에 큰 금이 가고 있다는 신호가 아닐까. 권력암투는 늘 뜨거웠다. 5년 전에는 시진핑 테러설까지 나돌았다. 권력을 강화하려는 쪽은 어떤 행동을 할까. 위기를 조장해 비판의 입을 봉하고, 줄을 세운다. 고전적인 수법이다. 지금 그 중심에 선 사람은 누구일까.

“사드를 외과수술식으로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한 중국군 예비역 소장 뤄위안(羅援). 지한파라는 그는 왜 그런 글을 썼을까. 이성적인 판단일까, 반대파로 몰리는 것을 두려워했을까.

중국의 이성은 마비되어 있다. 마비된 이성은 재앙을 부른다. 문화혁명 때 그랬다. 권력투쟁의 전위대 홍위병이 외친 혁명구호는 빈곤만 낳았다.

사드 보복의 미래는 무엇일까. 중국은 패자(覇者)로 부상할까. 중국의 미래는 밝을까. 아닌 것 같다. 왜 그럴까.

존재의 정당성을 잃고, 핵 협박으로 연명하는 북한을 옹호하니 중국은 똑같은 나라로 변하고 만다. 대의명분을 잃은 나라치고 융성한 나라가 있었던가. 똑같은 협박자가 된 마당에 누구로부터 존경을 받겠는가.

얼토당토않은 경제 보복을 하니 세계는 중국을 어찌 바라볼까. 시 주석이 다보스포럼에서 외친 “자유무역 수호자”는 깃털처럼 가벼운 거짓말로 변하고 만다. 그 뒤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믿을 수 없는 나라 중국’. 외국기업은 더 이상 함부로 투자하지 않는다. 왜? 여차하다가는 쫓겨나 빈털터리가 된다. 어떤 기업이 중국에 자산을 묻어두고자 할까. 자유무역질서에 어깃장을 놓는 사드 보복을 지켜보는 세계 기업의 생각도 똑같을 수밖에 없다.

무신불립(無信不立). 믿음을 잃은 나라가 어찌 G2 지도국이 되기를 바랄 수 있을까. 아널드 J 토인비는 이런 말을 했다. “광신적 태도에 대한 해독제는 관용이다. 관용이 없어 얻게 되는 응보는 박해라는 사회악과 혁명적 반감이다.” 문명과 종교를 두고 한 말이다. 국가라고 다르지 않다. 관용을 잃은 중국, ‘혁명적 반감’이 들끓으니 미래는 어둡다.

사드 보복은 중국의 무덤이다. 이성의 눈으로 도도한 역사 흐름을 바로 볼 때도 되지 않았나.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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