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국민화합을 위한 호소문’ 발표

“헌재판결 존중·국민화합 이뤄야” 당부…국민대통합 요청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최종 판결을 앞둔 가운데 불교계에서 헌재의 최종 판결을 존중하고, 국민화합으로 국가가 조속히 안정되길 기원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6일 조계종 대변인 겸 총무원 기획실장 주경 스님 명의의 ‘국민화합을 위한 호소문’ 발표를 통해 “국민 화합으로 국가를 안정시키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계종은 “대통령 탄핵 소추에 따른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이 눈앞으로 다가왔다”며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고 국가적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한민국은 크나큰 혼돈의 소용돌이에 서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6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는 모습.

이어 “수백만 국민이 함께 이룬 장엄한 촛불의 바다 속에서 국민 다수의 마음이 어느 곳을 향하고 있는지를 이미 확인했고, 최근엔 ‘태극기’로 대변되는 탄핵 반대 주장도 광장에 나왔다”며 “양측 모두 국가와 국민을 위한 간절한 염원에서 거리에 나온 것인 만큼, 더 이상의 갈등과 대립은 국가를 위태롭게 할 뿐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는 엄정한 판결을 통해 우리 사회가 국민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지혜로운 길을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최근 촛불과 태극기로 나눠져 첨예한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 우려된다”며 “이제는 화합을 이뤄야 할 때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이제 이러한 나라 사랑의 마음으로 헌법재판소 판결을 승복하고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이 화합을 이뤄 국가를 안정시키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손잡고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내부 혼란 상황에 더해 북한, 중국, 일본, 미국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매우 엄중한 이때 우리는 나라의 미래만 생각해야 한다”며 “촛불과 태극기는 모두 불타는 애국심의 발로인 만큼 대한민국이라는 큰 용광로에서 함께 화합의 불길로 승화되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다음은 조계종이 발표한 ‘국민화합을 위한 호소문’ 전문이다.

 국민화합을 위한 호소문

-이제 헌재의 최종 판결을 존중하고 국민화합으로 국가를 조속히 안정시킵시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대통령의 탄핵 소추에 따른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국가적 위기상황이 약 1백일 간 지속되면서 대한민국은 크나큰 혼돈의 소용돌이에 서 있습니다.

수백만의 국민이 함께 이룬 장엄한 촛불의 바다 속에서 우리는 국민 다수의 마음이 어느 곳을 향하고 있는지를 이미 확인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태극기’로 대변되는 탄핵 반대의 주장도 광장에 나왔습니다. 양측 모두 국가와 국민을 위한 간절한 염원에서 거리에 나온 것입니다. 성냄은 마음의 불꽃으로 공덕의 숲을 모두 태워버린다고 했습니다. 더 이상의 갈등과 대립은 국가를 위태롭게 할 뿐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부여된 권한에 따라 국회의 탄핵 소추와 국민의 민심을 살피고 헌법 정신과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엄정한 판결을 통해 우리 사회가 국민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지혜로운 길을 열어 주시길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우리 국민은 지난 백일 간을 국가와 사회를 크게 염려하는 마음,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샜습니다. 이제 이러한 나라 사랑의 마음으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승복하고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이 화합을 이루어 국가를 안정시켜야 합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손잡고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내부의 혼란 상황에 더해 북한, 중국, 일본, 미국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매우 심각하고 엄중합니다. 지금 우리는 오직 대한민국의 미래만을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튼튼한 안보와 외교 전략 속에서 경제 발전의 토대를 닦고 민주주의를 더욱 꽃피워야 합니다. ‘촛불’과 ‘태극기’는 모두 불타는 애국심의 발로입니다. 국가와 국민에 대한 뜨거운 마음이 대한민국이라는 큰 용광로에서 함께 화합의 불길로 승화되도록 합시다.

봄은 이미 매화가지 위에 피었습니다. 이를 보지 못하고 각자의 봄을 찾아 헤매서는 안되겠습니다. 이 땅의 모든 불자들도 우리 사회의 화합과 밝은 미래를 위해 계속 정진하며 기도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모두의 간절한 소망과 기도가 실현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61(2017)년 3월 6일. 대한불교조계종 대변인·총무원 기획실장 주경.

김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