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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계획' 세워 떠나는 '혼행족' 는다…1순위 여행지는 일본 규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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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16 06:00:00 수정 : 2017-03-15 22: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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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더 편한 시대다. 밥도 술도 홀로 즐기는 모습이 이젠 낯설지 않다. 여행도 마찬가지. 혼행은 더이상 비주류 형태가 아니다. 1인가구가 늘어나면 혼행은 대세가 될지 모른다. 미 교통국에 따르면 1인 가구가 증가할수록 ‘혼행족’ 수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1인 가구 비율은 1970년 17.1%에서 2012년 27.4%로 늘었다. 비슷한 기간 교통국의 미국 국민 여행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여행객 가운데 1인 여행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1969년 17.6%에서 2009년엔 28.1%로 증가했다. 과거 대세였던 4인가구 여행객은 35.7%에서 22.6%로 급감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제주항공이 300여명의 탑승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약 28%가 ‘혼자 여행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여행사 여행박사가 지난 3년간 떠난 혼행족의 행태를 분석해 본 결과에서도 매년 1만여명이 넘는 고객이 혼자 여행을 떠났고 그 중 2030세대가 60%이상으로 확인됐다. 혼행족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는 일본으로 전체 혼행족 가운데 80%이상이 일본, 그 중 30%이상이 규슈를 선택했다. 혼행족들은 휴양지보다 쇼핑, 음식, 관광을 고루 즐길 수 있는 여행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1인 문화가 일찍이 자리잡은 일본은 혼행족의 천국으로 불린다.

◆혼행족 노려 지방 관광 활성화 계획 추진 중

규슈가 인기있는 이유는 운수국등 지자체의 지방활성화 노력때문이다. 잘 알려진 ‘골든루트’에서 벗어나 여행자들이 렌터카 등을 이용해 지방 곳곳을 방문할 수 있도록, 최근 동규슈고속도로 약 300㎞를 개통하고 비싼 고속도로 통행료를 정액으로 제공하는 규슈도로패스(KEP)도 지난해 4월부터 제공하고 있다.
사라쿠라야마산 슬로프카.

규슈관광추진기구 관계자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고 가격도 비싼 탓에 렌터카를 통한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토요타 렌터카 후쿠오카 지점의 경우 월 평균 1000건 이상 예약자가 몰리는 등 지난해 KEP 서비스 제공 후 이용객이 1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렌터카에 익숙한 한국인 이용객들이 80%이상에 달해 한국어가 가능한 상근 직원을 최소 3명 두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어로 안내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토요타 렌터카 관계자는 “KEP를 이용해 오이타, 구마모토 등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한 번이라도 이동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면서 “아직 후쿠오카 시내 유료도로의 경우 KEP 적용이 불가능해 추천해드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입맛에 맞는 새로운 여행지를 찾는 혼행족들에게 최상의 환경을 구축해 ‘로컬여행’을 장려한다는게 규슈관광추진기구의 설명이다. 실제로 예약부터 현장에서 차량 인수, 반납까지 한국어 안내를 통해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했다. 차량에는 한국어 안내설명서 뿐만 아니라 한국어 버전 네비게이션도 기본 제공됐다. 렌터카는 하루 평균 1만∼1만5000엔 정도. 다만 도로 진행 방향이 다르고 일부 교통법규가 한국과는 차이가 있어 주의가 필요했다.
아소 칼데라 풍경.

◆‘이기적인 계획’ 아래 “구석구석, 내 입맛에 맞춰, 즉흥적으로”

혼행의 가장 큰 장점은 자기 맞춤형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계획에서 실행까지 눈치 볼 필요 없이 오롯이 ‘내 입맛’에 맞춘 ‘이기적인 여행’이 혼행의 매력이다. 비용이 적게 드는 것, 남들과 다른 루트를 선택해 자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30살이 되던 해를 기념해 홀로 30박31일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는 직장인 김모(33·여)씨는 “혼자 여행하면 나를 더 잘 알게된다”며 “남에게 신경쓸 필요 없이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고 올 수 있어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혼자 하는 여행에 빠져있다는 그는 지난해 오사카에 이어 이달말 규슈 오이타현을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은 깨끗하고 안전하다”며 “여자 혼자 여행하게 되면 아무래도 그런 부분을 신경 안쓸수 없는데, 일본은 불안해하지 않고 구석구석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유후인, 벳푸 등 유명 관광지를 갈 수도 있지만 렌터카를 통해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지자 숨겨진 명소를 가는 게 수월해졌다. 산 속에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소바 가게를 찾거나, 기타규슈시 사라쿠라야마산에 있는 슬로프카를 타고 ‘신일본 3대 야경’을 즐기는 등 한적한 장소를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일본어를 전혀 하지 못하더라도 맵코드를 입력하면 원하는 장소에 도달할 수 있다. 자연 경관이 잘 보존되고 시골의 소소한 풍경이 펼쳐진 ‘리얼규슈’의 매력이 혼행에서 빛을 발했다.

◆한국인 140만명이 선택한 규슈…최근 재개장한 아소화산은 필견

지난해 4월 지진의 여파로 구마모토현의 아소 화산은 도로재정비 등을 통해 최근 재개장했다. 화산박물관이 있는 아소산 중턱까지 ‘아소 파노라마 라인’을 따라 차량을 몰다보면, 연기를 뿜는 활화산의 위용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토요무라 카츠노리 아소화산박물관 연구원.

‘온천의 섬’ 규슈는 아소 화산의 마그마로 끓여진 깨끗한 물이 많은 지역이다. 구마모토현의 상수도는 100% 지하수로 이뤄져있을 정도다. 화산박물관의 토요무라 카츠노리(32) 연구원은 “지진으로 화산 분화를 걱정하는 언론보도가 많았지만 크게 걱정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통계적으로는 인명 피해가 발생할 정도의 대규모 분화는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3월 중순 이후 벚꽃의 계절이 오면 걱정없이 많이들 방문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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