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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플러스] 술·담배 안 하는 김 부장이 왜 간암에 걸렸을까

입력 : 2017-03-20 10:00:00 수정 : 2017-03-19 21: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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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흡연보다 무서운 간염·지방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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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폐암은 담배, 간암은 술”이 공식처럼 굳어져 있다. 그러나 술과 담배가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이런 치명적인 암의 대부분이 술과 담배가 원인이라는 것은 오해다. 특히 간암은 90% 이상이 술과 관계 없는 간염과 지방간 방치 등으로 발생한다.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간암에서 자유롭다”고 자신하고 관리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의미다.

오는 21일은 암발생률을 낮추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암 예방의 날’이다. 암 예방을 위해서는 암의 발생원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인지하고, 정기적인 검진과 생활습관 변화가 필요하다. 


◆간암의 80% 이상이 B형·C형 간염이 원인

암은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 질병이다. 이중 간암의 한해 사망자수는 폐암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총 7만6855명이며, 이중 폐암이 1만7399명으로 가장 많았고 간암은 1만1311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간암 원인의 80% 이상은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다. 대한간암학회(2014년 기준)는 간암 환자의 72%가 B형간염 바이러스(HBV·hepatitis B virus), 12%가 C형간염 바이러스(HCV, hepatitis C virus)가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알코올에 의한 직접적인 원인은 9%에 불과하다.

B형간염은 바이러스를 지닌 어머니에게서나 수혈을 통해, C형간염은 수혈, 오염된 주사기의 재사용, 성접촉 등으로 감염된다. B형간염은 몸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간세포를 공격하면서 간세포의 섬유화로 인해 간경변증(간경화)이 진행돼 간암으로 연결될 수 있는 위험성이 큰 만큼 정기검진과 항바이러스치료제 복용 등 관리가 중요하다. C형간염의 경우도 약 30%가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 진행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건의료연구원이 지난 10년간 만성 B형 간염약을 복용한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 복용을 철저히 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누어 사망, 간이식, 간암 등 중증 합병증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을 90% 이상 철저히 복용한 환자들이 50% 미만으로 복용한 경우에 비해서 사망이나 간이식 위험은 59%, 간암 위험도는 20%가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대한간학회 설문조사에서 B형간염 감염자 중 ‘치료를 받았다’는 답변은 67%에 그쳤으며, 33%는 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C형 간염의 경우 지난해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병원 집단 발병 이후 관심이 늘긴 했지만 만성 C형 간염 환자 중 자신의 병을 아는 경우가 35%에 불과한 형편이다. 


◆간암의 위협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B형·C형 간염바이러스와 알코올에 의한 직접적인 원인을 제외하고 남은 ‘기타’의 경우는 식습관,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 사전에 막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방간이다. 간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 이하면 정상 간이고, 그보다 더 많은 양의 지방이 축적되면 지방간이 된다.

지방간의 원인으로는 음주가 종종 거론되지만, 사실 음주를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서도 흔히 발견되고 최근에는 비알코올성 원인이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1년 4만3734명에서 2015년 3만3903명으로 약 22% 감소한 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1년 1만3429명에서 2015년 2만8865명으로 115% 증가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대부분이 간내 침착만 일어나는 단순 지방간이지만 일부에서는 간세포가 괴사되어 염증 증상이 동반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 발생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10~15%에서는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비만인 사람의 간암 발생 위험도는 정상 체중일 경우의 약 2배에 달한다. 단순 지방간이라고 해서 간과할 것이 아니라 원인이 되는 비만,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요인을 제거해야 하는 이유다. 꾸준한 유산소운동과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이는 식이요법 등 체중감량이 매우 중요하다.

서석원 중앙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간암은 과도한 음주로 인해서만 발생한다고 생각하다보니, 평소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 중 자신이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및 비알콜성 지방간으로 간암 고위험군이라는 것을 간과하다가 뒤늦게 간암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자주 있다”며 “평소 술을 잘 먹지 않는 사람이라도 건강 검진을 통해 간염 및 지방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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