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중국 동북3성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안중근 의사가 일제 침략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처단한 장소인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역사 내에 있던 안 의사 기념관이 하얼빈시 조선민족예술관으로 임시 이전해 19일 개관했다.
중국 철도당국은 15일부터 하얼빈 역사의 단계적 개축을 위한 철거작업을 진행하면서 부득이 기념관을 임시 이전했다고 설명했으나, 2014년부터 추진되던 해당 사업이 이 시기에 왜 갑작스럽게 개시했느냐는 의문이 일고 있다.
중국 내 안중근연구단체 관계자는 "역사 개축사업 자체는 필요한 사업이고 예전부터 논의된 사안이지만 요즘처럼 한·중 마찰을 빚는 시기에서 안 의사 기념관이 새 역사에 순조롭게 건립될지 많은 사람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사드 보복을 위해 근래 공사를 개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안 의사가 처형된 사형실을 리모델링해 '안중근 의사가 의로운 죽음을 한 곳'(安重根義士就義地)이라는 간판을 단 공간이 있는 랴오닝(遼寧)성 다롄시 뤼순커우(旅順口)구 소재 뤼순감옥박물관은 작년 10월 내부 수리를 이유로 문을 닫은 이후 여전히 휴관 중이다.
이 때문에 이런 사실을 모르고 하얼빈역사의 안 의사 기념관을 찾거나 뤼순감옥박물관을 찾았던 한국 관광객들은 헛걸음을 하고 있다.
박물관은 과거 일제에 반항하는 수감자를 가뒀던 감옥 암방(暗房), 지하감방, 식당, 천장 등의 시설이 낡아 보수작업을 위해 휴관에 들어갔으며 오는 26일 안 의사 추모제를 위해 중국을 찾는 한·중친선협회 등에만 방문을 일시 허용할 예정이다.
교민 이모 씨는 "중국의 안 의사 관련 대표 시설인 하얼빈역 기념관과 뤼순감옥박물관이 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냉각된 시기에 임시 이전하거나 휴관해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며 "안중근 의사는 우리 민족의 영웅일 뿐 아니라 중국인들도 존경하는 항일영웅인 만큼 현지 당국의 향후 조치를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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