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강물위 깎아지른 듯한 절벽 中 절경 ‘황주적벽’ 빰쳐

입력 : 2017-03-23 03:00:00 수정 : 2017-03-22 20:39:3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개방 4년째 맞은 전남 화순적벽 중국 송나라 소동파가 노닐었던 양쯔강 황주의 적벽이 우리나라에도 있다. 전남 화순군의 화순적벽이다. 황주와 화순의 적벽(赤壁)은 붉은 절벽을 뜻하는 것으로, 한자가 똑같다. 화순적벽은 푸른 강물 위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중국에서 천하제일경으로 꼽혀온 양쯔강의 황주적벽 풍광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화순적벽은 1985년 상수원 댐이 건설되면서 절반가량이 물에 잠겼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일반인의 출입도 금지됐다. 그러다가 2014년 10월 30년 만에 일반인에 개방됐다. 개방 4년째를 맞는 올해 화순군은 화순적벽을 사계절 전국 관광지로 업그레이드하는 다양한 전략을 펴고 있다.

화순적벽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노루목 적벽.
화순군 제공
◆중국 양쯔강 적벽과 풍광 쌍벽

화순적벽은 동복댐 상류 7km 구간에 형성된 절벽경관이다. 화순 옹성산의 서쪽 절벽이 동복천의 물에 비치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옹성산은 침식과 풍화 작용으로 생성된 절리대와 높이 80m의 깎아세운 듯한 수직절벽으로 이뤄져 있다. 화순적벽은 노루목과 보산리, 창랑리, 물염 등 4개의 적벽으로 돼 있다. 수려한 경관과 웅장한 노루목이 화순적벽을 대표하는 절경으로 꼽힌다. 화순적벽이 붉은 데는 절벽을 구성하는 퇴적층 속 철분이 산화되고 있어서다. 화순적벽 주변에는 물염정과 망미정, 송석정 등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여러 정자가 자리하고 있다. 이들 정자에는 현판과 시문 등 많은 자료들이 보관돼 학술적 가치도 높다.

화순적벽이 세상에 나온 것은 1519년 기묘사화 이후다. 당시 화순에 유배 중이던 신재 최산두가 화순적벽의 절경이 중국의 적벽에 버금갈 정도로 뛰어나다고 해서 적벽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조선시대 사학자 육당 최남선도 화순적벽이 조선 10경의 절경에서 빠지지 않는 수려한 경관을 지니고 있다고 칭송했다. 화순적벽과 가장 인연이 깊은 인물은 방랑시인 김삿갓(김병연)이다. 전국을 유람하던 김삿갓은 화순적벽의 아름다운에 반해 방랑을 멈추고 이곳에서 생활하다가 1863년 화순적벽에서 생을 마감했다. 김삿갓은 화순적벽을 보고 난 뒤 소동파 적벽부를 연상케 하는 적벽시를 남겼다.

김삿갓의 이런 시상을 떠오르게 한 곳은 망미대다. 이곳은 옹성산과 백아산이 한눈에 보이는 명당으로, 눈을 돌리면 동복 숲정이 마을 전경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일반인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물염적벽은 김삿갓이 3번이나 와서 시를 쓴 곳이다. 김삿갓은 여기서 죽고 묻힌 지 3년 만에 강원 영월로 이장됐다. 이곳에는 김삿갓을 기리는 시비가 세워져 있다.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던 화순적벽은 1985년 광주시민의 상수원 공급을 위해 동복댐이 건설되면서 물에 잠겼다. 높이 80m 화순적벽 중 30m가 수몰됐다. 더욱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아무나 출입을 할 수 없게 됐다. 이때부터 화순적벽은 보호 아닌 보호를 받았다.

망향정에서 바라본 화순적벽. 관광객들이 눈앞에 펼쳐진 웅장한 화순적벽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화순군 제공
◆30년 만에 개방… “와∼” 감탄 연발


화순적벽은 민선 6기 들어 광주시와 화순군이 상생 차원에서 2014년 10월 개방됐다. 개방 당시 화순적벽을 찾은 박주섭(62)씨는 다시 보는 적벽의 웅장함과 절경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심씨는 “화순적벽이 댐에 잠기기 전에는 언제든지 가고 볼 수 있어서 미처 그 소중함을 몰랐다”며 “하지만 30년 만에 그 모습을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고 예전보다 더 아름답게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다섯 차례나 더 방문했다.

심씨처럼 30년간 절경의 비밀을 간직한 뒤 세상에 나온 화순적벽을 보려는 이들이 매년 3만명에 달한다. 화순적벽의 경관에 감탄해 수시로 올 수 있는 동호회까지 생겨났다.

화순적벽은 아무 때나 갈 수 없다. 화순군이 운영하는 화순적벽 버스 투어 참가 신청을 해야 한다. 화순적벽 버스는 매주 수·토·일요일 하루 두 차례(오전 9시30분, 오후 2시) 운행한다. 화순읍 이용대체육관 앞 하니움 제1주차장에서 출발해 이서커뮤니티센터∼적벽입구∼1포토존(거북섬)∼2포토존(적벽)∼화순적벽(망향정)∼규남박물관(이서느티나무)을 왕복 운행한다. 소요시간은 3시간 정도다.

화순적벽 버스는 오전과 오후 각각 6대를 운행하고 있으며, 하루 360명이 탈 수 있다. 버스투어는 1회에 3시간이 소요되고 이용료는 교통비 1만원이다. 버스투어는 투어 시작 2주 전부터 예약이 가능하다. 올해는 오는 25일 화순적벽을 개방한다. 2주 전인 지난 11일 오전 9시부터 예약을 받고 있다. 화순적벽은 오는 11월26일까지 104일간 개방된다. 한 명당 8명까지 예약이 가능하고, 8명이 넘으면 중복 예약이나 여러 명이 나눠서 예약하면 된다.

화순군은 올해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이려고 관람코스를 확대하고 편의시설을 확충했다. 탑승 장소에 관광객 쉼터와 망향정 주변에 홍보관을 조성하는 등 관광명소화 사업에 나섰다. 화순적벽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은 망향동산이다. 망향동산에서 적벽까지 거리가 600m에 불과해 적벽의 웅장함이 한눈에 들어온다. 화순적벽은 동복댐의 수위가 낮을 때 더 멋지다. 물에 잠겨있던 적벽 부위가 노출되기 때문이다. 투어버스는 망향정으로 가는 통천문에서 20분간 쉬어간다. 관람객은 제한된 구역만 출입할 수 있다. 화순군 관계자는 “화순적벽 개방 4년 만인 지난 1월 국가지정 명승 제112호로 지정됐다”며 “관람의 편의를 도모하려고 다양한 시설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순=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