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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물러갔지만… 야지디족 비극 여전

입력 : 2017-03-22 19:44:00 수정 : 2017-03-22 22: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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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에 5000여명 생매장 당하고 / 여성 수천명 성노예로 끌려가 / 쿠르드 자치정부·터키 PKK 충돌 / 사망자 속출… 수천명 산으로 대피 “우리는 정치인들의 꼭두각시로 전락했다.”

이라크 북부 신자르의 소수민족 야지디족의 종교지도자 칼라프 바흐리는 18세 청년 살람 무카이비르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자 울분을 토했다. 그는 지난 2년여 동안 신자르 지역을 지배하며 야지디족을 학살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물러났지만 평화는 찾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칼라프는 “야지디족의 딸, 자매, 부인들이 여전히 IS에 (납치돼) 성폭력을 당하고 있는데 (또 다른 폭력이) 현재 여기서 발생하고 있다”며 가슴을 쳤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015년 11월 IS가 산자르에서 퇴각한 지 1년4개월이 흘렀지만 야지디족의 비극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야지디족이 사는 이라크 북부 신자르가 터키, 시리아, 이란과 가까운 전략적 요충지인 탓에 정치적 분쟁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와 터키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이 신자르를 차지하기 위해 교전을 벌여 이달에만 야디지족 청년 다섯 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마수드 바르자니가 이끄는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는 인종적으로 야지디족이 쿠르드족이라는 점 등을 들어 신자르의 통치권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PKK는 2014년 이후 IS가 신자르에서 학살을 자행할 당시 쿠르드 자치정부가 수수방관한 반면 자신들은 야지디족을 적극 도왔다며 떠나길 거부하고 있다. 현재 표면적으로 쿠르드 자치정부가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지만 야지디족으로 구성된 ‘신자르저항군’이 PKK와 함께 무력시위에 나서면서 수천명의 야지디족이 신자르산으로 대피하는 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PKK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한 터키 정부나 시리아 쿠르드족이 직접 개입할 경우 시아파 맹주 이란도 교전에 참여하는 등 대규모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종교적 변절자 취급을 받아 5000여명이 IS로부터 생매장당하고, 여성 수천명이 성노예로 끌려간 야지디족의 비극이 재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산자르에 사는 고으리 미치카는 “우리는 학살 당해왔다. 우리는 또다시 이런 상황에 빠지길 원하지 않는다.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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