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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페셜 - '우주' 이야기] (5) 정밀 위치정보 서비스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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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5 09:00:00 수정 : 2023-11-12 21: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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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걷게 된 순간부터 지구 여기 저리를 왕래하기 시작하면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아내기 위한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

15세기부터 대양 탐험을 시작했을 때 바다에서 위치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별자리에 의존하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의 GPS와 러시아의 ‘글로나스’(GLONASS), 유럽의 ‘갈릴레오’와 같은 전 지구적 위성항법 시스템의 출현으로 정확한 위치 측정이 가능해지고, 국가 안보와 경제, 산업의 기반 인프라로도 활용할 수 있게 돼 이제는 국민 실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위치 측정 도구로 자리 잡은 상태다.

GPS는 위성이 보내는 신호를 사용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인공위성 기반 위치측정 시스템으로, 지상의 사용자가 위성 신호를 받으면 경도와 위도, 고도로 구성된 3차원 위치정보와 정확한 시간, 속도 등을 알 수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GPS 등의 전 지구적 위성항법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17∼37m의 위치 오차를 보여 정밀 항법이 요구되는 항공분야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줄여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항공기와 선박 등이 더 빠른 길을 찾고, 사고도 줄일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대한민국 전 국토를 대상으로 위치 오차를 줄이기 위한 방식 중 하나인 SBAS(Satellite Based Augmentation System)를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SBAS는 GPS 오차를 3m 이내로 보정, 정지궤도 위성을 통해 사용자에게 보다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위치정보를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항공교통량을 늘리고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SBAS의 동작원리는 다음과 같다. 먼저 기준국에서 GPS 신호를 수신하고 항법 메시지를 추출하여 중앙처리국에 전송한다. 이 데이터를 사용하여 보정정보와 무결성 정보, SBAS 메시지를 생성시킨다. 중앙처리국에서 수신된 SBAS 신호를 정지궤도 위성으로 송신하면 이 위성에서 다시 전 국토로 일괄 송신하게 된다. 항공기 등에 설치된 수신기는 GPS 신호와 SBAS 신호를 동시에 수신하여 정확한 자기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 GPS를 항공분야에 적용하기 곤란하였던 점은 그 정보가 정확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었던 탓이다. 이에 반해 약 18년에 한 번 오류가 날 정도로 높은 신뢰성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오류가 발생하게 되어도 10초 이내에 스스로 검증하여 SBAS를 이용할 수 있는 상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2012∼16년 우리나라의 공역의 항공교통량은 연평균 7.6%씩 증가하여 세계교통량 평균 증가 예측치(4.7%)를 훌쩍 뛰어 넘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공항과 주요 항공로 지점에 설치하여 운영 중인 지상을 기반으로 하는 항행시설로는 항공교통량을 원만하게 처리하기 곤란한 실정이다. 현재 항공기는 비행할 때 지상에 설치된 항법 시설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상당한 오차가 발생하고 있고, 공항 활주로별로도 단일 착륙 경로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공역과 공항의 용량을 확정하는데 한계가 있다.

기존 항행시설 대신 정지궤도 위성을 기반으로 하는 SBAS를 구축하고 활용하면 지상에 설치된 항행시설의 위치와 상관없이 항공로를 설정할 수 있고, 출발지와 목적지 간 최단거리로 비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효율적인 항공로 설정으로 항공기의 지연과 결항 감소는 물론이고 연료절감과 탄소배출 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된다.

항공뿐 아니라 철도와 선박 등 다른 교통수단의 효율적인 운행관리와 위치기반서비스(LBS·Location-Based Service), 정보통신과 물류, 응급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여 머지않아 믿을 수 있는 정밀 위치정보 서비스 시대가 열리게 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항공항법 용도로 항공기가 이용할 수 있도록 SBAS를 국제 표준 항법시스템으로 정한 바 있으며, 미국과 유럽, 일본, 인도 등도 이미 SBAS를 구축하여 활용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에그노스’(EGNOS)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로 활용을 확대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SBAS 활용을 확산하면 가까운 미래 ‘생활 혁명’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2013년 분석한 ‘다목적 전공역 위성항법 보정시스템 개발 및 구축 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SBAS 서비스 제공으로 얻어지는 2022~28년 경제적 편익이 항공기 사고와 지연, 결항 감소 등을 통해 1744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빠른 길 찾기와 응급구조 등 위치기반산업에서도 1326억원의 편익이 예상된다고 분석되었다.

국토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2014년 10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SBAS 주관 기관으로 선정하고 연구개발에 착수해 2020년 공개 서비스를 시작으로 2022년 항공용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본 사업이 완료되면 다양한 분야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밀 위치정보 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한 길이 열리게 돼 국민 삶의 질과 안전의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기욱 한국항공우주연구원 SBAS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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