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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부 능선' 넘은 세월호 인양…귀환 앞둔 '녹슬고 아픈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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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4 13:45:33 수정 : 2017-03-24 13: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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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난관인 13m 인양 완료…운반선에 싣고 목포신항으로 출발 예정
세월호를 맞이하는 여정이 8부 능선을 넘었다.

2014년 4월16일 참사 이후 1천73일 만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는 인양 성공이란 숙원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해양수산부는 24일 오전 11시10분 세월호를 목표 지점인 수면 위 13m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이처럼 13m까지 인양된 선체는 운반선으로 옮길 수 있다. 인양 작업 중 가장 어려운 단계가 끝났다.

긴 시간 끝에 건져낸 세월호에는 그간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인양 현장에서 약 1.6㎞ 바깥에 있는 작업 지원선 선첸하오(深潛號)에서 본 세월호는 짙은 녹이 슬어 몸 전체가 멍이 든 것처럼 갈색이었다.

선명하던 영문 이름(SEWOL·세월)은 식별이 안될 정도로 희미했다. 하늘은 참사 희생자의 넋을 기리듯 먹구름을 드리웠다.

3년 만의 마중은 쉽지 않았다. 22일 오후 8시50분 본 인양을 시작한 이후 사흘 동안 크고 작은 돌발 상황이 일어났다. 초조, 기대, 걱정이 수시로 교차했다.

'시험인양 성공', '수면 위 선체 일부 포착', '인양작업 일시중단'.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식마다 유가족과 국민은 마음을 졸였다. 23일 밤 선체 램프가 열리면서 인양이 더뎌질 때는 현장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인양 초기 세월호는 야속하게도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취재진이 처음 선첸하오에 도착했을 때는 선체를 유압 와이어로 끌어올리는 잭킹바지선 2척만이 손바닥 한 뼘 크기로 보일 뿐이었다.

말없이 바닷속에 잠겨 있던 세월호는 인양을 기다리는 선내 관계자와 취재진을 내내 애타게 했다. 밤낮으로 조명을 밝힌 재킹바지선과 주변을 바쁘게 운항하는 방제선 10여 척만이 인양 작업이 한창임을 짐작하게 했다.

23일 오전 4시를 기점으로 세월호가 서서히 물 위로 올라왔다. 손톱만 한 크기에서 손가락 한 마디, 두 마디로 세월호 윤곽이 드러났다.

작업이 진전될수록 선첸하오 선내에는 무거운 공기가 흘렀다. 진흙과 바닷물이 들어차 8천t이 넘는 선체를 44m 물 밑에서 끌어 올리는 본 인양은 풍속과 주변 선박의 물결 등 작은 변화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예민한 공정이다.

언제 어떤 사고가 생길지 모르는 만큼 숨죽인 선원들 표정에는 연신 초조함이 묻어나왔다.

마침내 24일 오전 11시를 조금 넘어 세월호가 수면 위 13m까지 떠올랐다. 본 인양에 들어간 지 약 38시간 20분 만이다. 현장에는 안도감과 동시에 인양 성공을 향한 기대감이 부풀었다.

인양 현장 주변에는 세월호 선체에서 바다로 흘러나올 연료를 걷어내고자 방재선 10여 척이 오일펜스(기름을 차단하는 막)를 매달고 분주히 움직였다.

아직 긴장을 풀기에는 이르다. 남은 인양 작업도 만만치 않다. 조수 흐름이 약한 시기인 '소조기'가 끝나는 이 날 자정까지 세월호 선체와 잭킹바지선을 예인선 5척으로 끌어와 주변에 대기한 반잠수선에 올려야 한다. 소조기를 넘기면 물살이 더 빨라져 작업의 부담이 커진다.

여전히 날씨는 최대 변수다. 세월호 고박과 이동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기상 여건이 필수적이다. 파고 1m, 풍속 10m/초 이하 수준에서 안정적인 작업이 가능하다.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세월호처럼 수중 8천t에 육박하는 선박을 맹골수도 같은 곳에서 인양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상이 중요하다"며 "첫째도 기상, 둘째도 기상, 셋째도 기상"이라고 말했다.

날씨가 돕고 고박과 운반과정 등이 원활히 이뤄지면 반잠수 운반선은 세월호를 싣고 목포신항까지 천천히 운항하며 인양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정부는 세월호를 '참사 3주기' 전인 다음 달 초 목포신항에 거치할 계획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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