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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개미

내가 가진 유일한 도구는
정적이 귀를 파먹는 시간
내일 가슴이 찢길 애인처럼
그대들이 끌고 다니는 그림자는
화려한 유물이 아닌가
수백 알 모래가 자리를 바꾼다
나는 천장이 무너지는
수렁을 즐긴다 세상 밖으로
다리 한 짝 내놓지 않는다
모래 속에 파묻은 내 뜨거운 호흡은
죽은 그림자도 잘근잘근 씹어 마신다

―신작시집 ‘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문학동네)에서

◆ 김개미 시인 약력

△2005년 ‘시와 반시’로 등단 △시집 ‘앵무새 재우기’, 동시집 ‘커다란 빵 생각’ ‘어이없는 놈’ △제1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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