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심정 지난 3년 동안 차디찬 바닷속에 잠든 가족을 애타게 기다려온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24일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해수면 위로 떠오른 세월호를 바라보고 있다. 진도=하상윤 기자 |
“하루빨리 가족을 찾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지만 안전한 인양이 가장 중요합니다. 안전하게 잘 마무리하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날 세월호 인양 현장 인근의 선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염원했다.
세월호 인양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24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인양업체 관계자들이 기름유출에 대비해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있다. 진도=하상윤 기자 |
배를 타지 못해 동거차도 야산 정상에 자리 잡은 유가족들은 세월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단원고 ‘2학년 9반 경미’ 어머니는 “바다가 참 조용하고 잔잔하다”면서 “더 말을 하면 울 것 같다”며 입을 닫았다. 경미는 꿈이 건축가였다고 한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인양을 크게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분노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3년간 외쳐온 진상규명이 또다시 묻힐까 우려했다. 장훈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은 “지금 저 자리가 내 자식이 죽은 자리”라며 “지금의 인양 방식을 우리가 이전부터 주장했는데 정부가 이제서야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동거차도를 찾은 시민 임모(50)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인양 방법이 바로 달라지고 배가 올라왔다”며 “대선 정국에서 또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묻힐까봐 무섭다”고 걱정했다.
이에 인양작업을 맡은 상하이샐비지 측은 기름 유출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의 한국 측 윤종문 대표는 이날 동거차도 마을회관을 찾아 “선체에 실려 있는 자동차나 거기에서 유출되는 기름을 제거하지는 못했다”며 “가용할 만한 모든 선박을 동원해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도=이창수·배민영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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