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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한번 잡솨봐!” 시골 장터에서 걸쭉한 육담 섞어가며 뱀이나 환으로 만든 정력제를 팔던 약장수. 비아그라(사진)가 등장하면서 사라진 볼거리 중 하나다. 1998년은 비아그라의 해였다. 그해 3월27일 미국 식품의약국이 시판을 승인하며 이 푸른 알약은 세계적 선풍을 일으켰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피임약 이후 최대의 성혁명이란 찬사를 받으며 고개 숙인 남성들의 자존심을 일으켜 세웠다. 비아그라는 멸종위기 동물들에게도 복음이었다. 정력에 좋다는 이유로 한 해 25만마리나 숨졌던 캐나다 바다표범은 신비의 알약 덕분에 2001년엔 9만마리로 희생이 줄었다. 비아그라 인기는 한국에선 광풍 수준이었다. 보신과 정력제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특유의 극성이 어디 갈까. 1999년 10월 국내 시판이 되기까지 밀거래가 횡행했다. 당시 미국에서 한 알 10달러짜리가 남대문시장에선 3만∼5만원에 불티나게 팔렸다. 100만정을 밀수한 조직이 적발돼 신문에 대서특필된 적도 있었다. 비아그라 신드롬은 뇌물 풍속도까지 바꿔놓았다. 30알들이 한 통만 찔러주면 최고의 성의 표시로 통했다. 이런 우스갯소리까지 유행했다. ‘비아그라는 빨리 삼켜야 한다. 왜? 목이 뻣뻣해질 수도 있으니까.’ 비아그라 특허가 풀려 수많은 제네릭이 판치는 세상. 과연 잠자리는 행복해졌을까. 약은 과하면 독이 된다. 괜히 약만 믿고 용쓰다가 신세 망치는 비운을 겪을 수도 있다. 자연의 이치, 인생의 순리를 따라 살아야 한다.

김규영 편집위원

△1982년 3월27일 한국프로야구 개막

△2001년 3월29일 인천국제공항 개항

△1968년 4월 1일 향토예비군 창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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