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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안에서 얼마나 엄마 불렀을까” 녹슬고 찌그러진 선체 보고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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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6 18:35:36 수정 : 2017-03-27 07: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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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달려간 미수습자 가족들 / “인양 완료는 9명 모두 찾는 것, 함께 아파해온 국민들께 감사” / 준비상황 점검위해 목포로 출발 “저 안에 우리 아이가….”

3년 만에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를 본 미수습자 가족들은 또 한 번 오열했다. 미수습자 가족 6명은 26일 수백m의 근접 거리에서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돼 있는 세월호 전체를 침몰 후 처음 봤다. 곳곳이 녹슬고 찌그러진 세월호의 참담한 선미가 눈에 들어오자 미수습자 가족들은 탄식과 함께 발을 동동 굴렀다.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인 단원고 학생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왼쪽)와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가 26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온전히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를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미수습자 가족들은 자녀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다. 허다윤(사고 당시 단원고 2학년2반)양의 어머니 박은미(48)씨는 “다윤이가 엄마 목소리를 듣고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다”며 세월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조은화(단원고 2학년1반)양의 어머니 이금희(48)씨는 “엄마가 왔다. 은화야 저 배 안에 있는 게 맞지”라며 애타게 딸의 이름을 불렀다. 이씨는 진흙에 뒤덮인 세월호 선미를 보고는 “우리 딸이 저 안에서 얼마나 엄마를 불렀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며 털썩 주저앉았다.
세월호가 2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 부근에 정박 중인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마린호에 얹혀 수면 위로 떠올라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해수부 제공

이날 미수습자 가족들은 세월호 선체 전체 모습을 보려고 애초 예정에 없던 반잠수선이 있는 인양현장을 찾았다. 가족들은 “지금은 울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서로 다독였다. 이들은 배 안에 남아 있을 미수습자 9명의 수습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단원고 양승진 교사의 부인 유백형(54)씨는 “이번에는 반드시 당신과 함께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유씨는 “인양을 할지 말지를 걱정할 때보다는 지금이 훨씬 마음이 가볍다”며 “이제 미수습자에서 유가족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앞서 이들은 세월호 인양이 시작된 지난 22일 인양 현장을 지켜보다가 사흘 만인 25일 팽목항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이날 오전 팽목항으로 오기 전 선상 기자회견을 열어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인양 완료’는 배를 뭍(목포신항)으로 올리고 단 한명도 실종자라는 단어가 쓰이지 않도록 9명 모두 찾아 가족의 품에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족들은 “큰 산을 하나 넘게 돼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다. 함께 아파해온 세월호 희생자와 가족, 인양 관계자, 그리고 모든 국민께 감사드린다. 희생되신 잠수사, 소방관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이제서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세월호가 3년 만에 수면 위로 떠오르고 맞이한 첫 주말인 25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가족단위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진도=하상윤 기자
가족들은 세월호가 육상에 거치될 목포신항에 도착하면 지난 3년간 머물렀던 팽목항을 떠난다. 이들은 26일 오후 세월호가 도착하기 전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목포신항으로 향했다.

진도=한현묵·한승하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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