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브렉시트 절차 공식 개시…'이혼합의금'·국경 이동 문제 난항

입력 : 2017-03-29 19:52:15 수정 : 2017-03-29 23:12:4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서명한 유럽연합(EU) 탈퇴 통보문이 29일(현지시간)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전달되면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절차가 공식 개시됐다. 영국과 EU 27개국은 여러 절차를 고려해 적어도 내년 10월까지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양측은 EU 분담금 문제를 먼저 풀어야 하고, 국경 간 이동 허용 여부 등 산적한 문제들에도 합의해야 한다. 프랑스 대선과 독일 총선, 유럽에 확산하는 반(反)난민 정서와 극우포퓰리즘 등 외적인 환경도 협상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럽은 ‘질서있는’ 브렉시트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 요구 발의안 통과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28일(현지시간) 에든버러의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영국으로부터의 분리독립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이날 영국 정부에 제2의 독립 주민투표 승인을 요구하는 발의안을 통과시켰다.
에든버러=AP연합뉴스
◆2018년 10월까지 협상 못 마치면 ‘대혼란’

EU 정상들은 다음달 29일 특별회의를 열어 브렉시트 협상 가이드라인을 채택하고, EU 집행위원회 브렉시트 협상 대표에게 협상 권한을 위임할 방침이다. 영국과 EU 측 대표가 테이블에 마주 앉는 시기는 대략 5월로 예상된다.

리스본조약 50조는 EU 탈퇴 통보 시점으로부터 2년간 협상 기간을 보장한다. 하지만 EU 회원국별 의회 동의와 유럽의회 동의 등을 고려해 양측은 2018년 10월을 구체적인 협상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협상이 불발될 경우 해당 조약에 따라 영국은 2019년 3월29일 어떤 협의도 없이 EU를 떠나게 된다. 양측이 2년간 협상할 국경 간 이동 허용 범위, 통화와 난민 수용 여부 등 산적한 문제들이 고스란히 양측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영국 내 EU 시민권자와 EU 내 영국 시민권자의 거주권한 보장 문제, 유럽인권재판소(ECHR) 관할, EU 기관 이전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AP통신 등은 “협상 없는 브렉시트는 유럽에 재앙에 가까운 대혼란을 불러올 것”이라며 “아마 양측은 협상 기간 자동연장 방안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수 너무 많아”…‘메이 vs 메르켈’ 구도 바뀔 수도

양측은 브렉시트 협상 개시 전부터 영국이 약속한 EU 분담금 등을 놓고 충돌했다. EU 측은 2014~2020년 EU 예산계획 당시 영국이 약속한 분담금과 이혼합의금 등으로 600억유로(약 72조원)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영국은 “‘나쁜 합의’(bad deal)보다 ‘합의가 없는 것’(no deal)이 낫다”며 EU 회원으로 있는 동안의 분담금만 내겠다는 입장이다. 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 영국은 EU 회원국이다.

독일 다음으로 많은 분담금을 내 온 영국은 2015년 129억파운드(약 18조원)를 분담금으로 냈다. EU는 이 문제를 먼저 매듭짓자는 입장이라서 협상 초기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협상에 영향을 줄 변수도 많다. 영국 내부에 브렉시트 반대 진영이 있고, 특히 스코틀랜드는 EU 단일시장 잔류를 주장하며 독립 주민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오는 4~5월 프랑스 대선과 9월 독일 총선도 큰 변수다. 최근에 기세가 꺾였지만 마린 르펜이 이끄는 프랑스의 국민전선은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를 주장해 왔다. 유럽의 좌장 격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총선에서 4연임에 실패하면 브렉시트 협상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유럽에 몰려드는 난민 수용 문제, 각국에서 확산하는 반(反)이슬람 정서와 포퓰리즘 정당의 득세도 영국과 EU의 질서있는 이혼 절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