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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난민 강제추방 반대!'…한밤중 활주로 드러누운 사회 활동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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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30 13:43:46 수정 : 2017-03-30 14: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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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을 강제로 출국시키려는 영국 정부 방침에 반대해 사회 활동가들이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 활주로를 막아선 일이 벌어졌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앞선 28일 오후 10시쯤 보안구역을 넘어온 사회 활동가 12명이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 활주로에 드러누웠다. 정부가 나이지리아와 가나에서 온 난민 100명을 강제로 돌려보내려 하자 벌인 행동이다.

이번 사태로 약 90분간 활주로가 통제됐으며, 내리려던 여객기들이 목적지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활주로를 막았던 이들은 정부가 돌려보내려는 그들이 자기네 고향에 갔을 때 어떤 위험에 처할지를 알고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오후 10시쯤. 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을 강제로 출국시키려는 영국 정부 방침에 반대해 사회 활동가들이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 활주로를 막아선 일이 벌어졌다. 이 사태로 활주로 운영이 90분가량 중지됐다. 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강제추방 방지단체 ‘End Deportations’ 소속이라고 밝힌 엠마 휴지스는 현지의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야만적인 시스템이 난민들을 아프리카로 돌려보내 위험에 처하는 것을 막고자 활주로에 누웠다”며 “대다수 시선이 반(反) 이민 정책을 펼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쏠려 있지만, 비슷한 일이 영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휴지스는 “국적을 이유로 한밤중 공항에 온 그들은 어떤 위험에 처했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상황 속에 비행기에 오르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무차별 추방이 난무한 사회가 진정 우리가 살기 원했던 곳이냐”고 되물었다.

영국 내무부 관계자는 데일리메일에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시위를 지지한다”며 “하지만 이민정책 효율성을 위해 강제추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에 불법 체류 중인 이들의 자발적 출국을 유도하고 있다”며 “그들이 말을 듣지 않을 때는 강제적인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난민들의 추후 처분이 어땠는지 알려지지 않은 점으로 미뤄, 해당 비행기는 예정대로 이륙한 것으로 보인다. 활동가들이 연행됐다는 소식은 없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오후 10시쯤. 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을 강제로 출국시키려는 영국 정부 방침에 반대해 사회 활동가들이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 활주로를 막아선 일이 벌어졌다. 이 사태로 활주로 운영이 90분가량 중지됐다. 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지난 2015년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난민 수용인원 할당을 놓고 의견을 모았다가 최종안 도출에 실패했을 당시 내무부 장관이었던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우리는 아프리카와 같은 중간지대에서 보호가 필요한 난민을 골라내고, 고향으로 돌아가야 할 경제적 이주자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상원의원 앨프 둡스가 발의한 이민법 개정안과 관련해 현재까지 보호자 없는 난민 아동 200여명을 수용했다. 하지만 3월말까지 150명만 추가로 받은 뒤 이를 중단키로 결정한 사실이 알려져 난민 아동 약 3000명을 수용할 것으로 기대했던 인권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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