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단독] 우병우, 본인 비위 의혹 감찰·수사 시기에 김수남과 집중 통화

입력 : 2017-03-30 18:52:54 수정 : 2017-03-30 22:27:4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특검 수사보고서… 12차례 걸쳐 2시간 18분 통화 확인 / 특별감찰관 감찰 개시 시점과 검찰에 수사 의뢰 시기에 잦아 / 감찰상황 유출 보도 후에도 연락 / 대검 “수사와 무관한 업무로 통화” 대검 “수사와 무관한 업무로 통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해 자신의 비위 의혹에 대한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의 감찰과 검찰의 수사 시기에 김수남 검찰총장과 통화가 잦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지난달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기각)을 청구하며 ‘부적절한 접촉’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 측은 수사와 무관한 업무 관련 통화였다는 입장이지만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통화가 이뤄진 것이어서 분명하게 규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특검팀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김 총장은 지난해 7월1일부터 10월30일까지 총 12차례에 걸쳐 우 전 수석과 2시간18분가량 통화했다. 두 사람의 통화는 ‘묘하게’ 이 전 감찰관의 우 전 수석에 대한 감찰 개시와 검찰에 수사 의뢰, 이 전 감찰관의 사퇴 및 퇴직 시기에 잦았던 것으로 특검팀은 파악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지난해 8월16일 MBC가 저녁뉴스를 통해 ‘이 전 감찰관이 조선일보 기자에게 감찰 진행 상황을 유출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한 직후인 오후 8시43분 청와대를 담당하는 MBC 기자와 통화한 뒤 바로 오후 9시9분 김 총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지 못한 김 총장은 10여분 뒤인 오후 9시21분 우 전 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17분(1022초)가량 통화했다. 당시 우 전 수석은 조선일보가 제기한 넥슨코리아와의 1300억원대 강남 부동산 거래 의혹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였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이 이 전 감찰관과 조선일보를 압박할 목적으로 MBC 측과 사전에 보도내용을 조율했을 가능성도 의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과 김 총장은 일주일 뒤인 8월23일에도 21분(1272초)가량 통화했다. 앞서 이 전 감찰관이 우 전 수석 비위 의혹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하고(8월18일), 청와대가 “이 감찰관의 감찰 내용 유출은 국기문란”(김성우 홍보수석)이라고 비난하며 보수단체가 이 전 감찰관을 검찰에 고발한(8월19일) 이후다. 두 사람은 검찰이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직후인 8월26일 저녁에도 15분(899초)간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팀은 “검찰이 우 전 수석 수사를 본격화한 시기임을 감안했을 때 극히 부적절한 접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검 관계자는 “당시 법조비리로 인한 검찰개혁 이슈 논의를 위해 청와대, 법무부와 협의가 필요한 시기였고 이를 포함해 검찰행정 업무상 꼭 필요한 통화를 했던 것이지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통화를 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나머지 통화 내역도 총장이) 회의참석 등으로 우 전 수석의 전화를 받지 못한 뒤 나중에 문자나 전화를 한 게 대부분”이라며 “지난해 8월 윤갑근 대구고검장을 팀장으로 한 ‘우병우 특별수사팀’을 구성한 것 역시 강력한 수사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를 맡은 한웅재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과 우 전 수석의 측근인 윤장석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지난해 10월29일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 시도에 앞서 6차례 통화했다는 보도<세계일보 30일자 1·3면 참조>와 관련해 통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압수수색 관련 사항을 논의하고 증거를 추가로 받으려는 과정에서 통화를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청와대 측에 증거인멸할 시간만 벌어준 셈이 됐다”며 “압수수색 취지를 무색게 하는 해명으로 ‘보여주기식’ 수사를 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