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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고 설레… 北 선수와 짧은 대화라도 나누고파”

입력 : 2017-04-03 06:00:00 수정 : 2017-04-02 22: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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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남북대결 앞둔 아이스하키 ‘태극낭자’ 박종아·박예은 “한국 음식이 북한 선수들 입맛에 맞을지 궁금해요. 기회가 된다면 식사 한 번 같이하고 싶어요.”

아직 소녀티를 벗지 못한 빙판 위 ‘태극낭자’들은 북한 선수들에게 호기심이 많았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스물한 살 동갑내기 단짝 박종아와 박예은은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전을 앞두고 “신기하고 설렌다. 짧은 대화라도 나눠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남북 대결은 오는 6일 오후 9시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다. 지난달 29일 통일부가 2일 개막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 2그룹 A경기에 북한 선수단의 대회 참가를 승인하면서 극적으로 남북대결이 성사됐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박예은(왼쪽부터), 새러 머리 감독, 박종아가 30일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 2그룹 A경기를 앞두고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훈련 도중 밝은 표정으로 각오를 다지고 있다.
강릉=안병수 기자
지난달 30일 관동하키센터에서 만난 선수들은 “남북전을 반드시 승리로 장식하고 싶다. 대회 전승 우승이 목표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IIHF 세계 랭킹 23위의 한국은 최근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비해 새러 머리(29·미국) 감독을 영입한 대표팀은 지난달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제물로 아시안게임 사상 첫 승을 수확하며 확 달라진 모습을 과시했다. 아시안게임 최종 성적은 3승2패(승점 8)로 4위를 기록하며 아깝게 메달을 놓쳤다.

대표팀은 물오른 경기력을 평창올림픽 테스트이벤트로 치러지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대회 참가국은 한국을 제외하고 북한(26위), 슬로베니아(24위), 영국(21위), 호주(28위), 네덜란드(19위) 등 5개국이다. 대표팀은 객관 전력에서 뒤처지지 않는 만큼 홈경기 이점을 최대한 살려 우승을 거머쥐겠노라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대표팀 공수 핵심 전력은 라이트윙 박종아와 수비수 박예은이다. 강릉 출신인 이들은 한국이 평창올림픽을 위해 애지중지 키워놓은 기대주다. 2013년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추천으로 캐나다 국제아이스하키 아카데미(CIHA)에서 유학한 두 선수는 2015년 박종아가 캐나다 대학 1부리그(CIS) 소속의 서스캐처원대, 박예은이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대학(UPEI)에 스카우트되는 결실을 낳았다.

아시안게임 중국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넣으며 화제를 모은 박종아는 “유럽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기술적으로 세밀한 부분을 익혔다. 아이스하키만의 매력인 쉴 새 없이 공을 주고받을 때의 박진감을 즐기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박예은도 “한국에서 기본적인 스킬을 배웠다면 캐나다에서는 기본기를 실전에서 다양하게 응용하며 기량이 향상됐다”고 거들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활약이 기대되는 두 선수는 무엇보다 남북전을 기대하고 있다. 사실 두 선수는 북한 선수들과 구면이다. 한국은 지난해 4월 슬로베니아 블레드에서 열린 IIHF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 대회 1차전에서 북한을 4-1로 완파하며 남북전 사상 첫 승을 낚았다. 두 선수는 당시 경기는 이겼지만 북한 선수들과는 대화를 할 수가 없어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고 한다. 숙소 식당에서 북한 선수들을 마주친 적도 있지만 먼발치에서 바라본 것이 전부다.

박예은은 “북한의 훈련 시스템이 궁금하다. 북한에 아이스링크장은 얼마나 있는지, 훈련 시설은 어떤지도 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박종아는 “식당 옆자리에서 들어보니 주로 식단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북한의 삶은 어떤지, 언어는 한국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머리 감독은 “남북전의 상징적 의미를 잘 알고 있다. 분단국가가 스포츠로 하나가 되는 일은 상당히 고무적이다”면서도 “다른 게임과 차별화를 두지 않고 준비하겠다. 북한의 거친 몸싸움에 대비해 바디체킹과 포첵 강화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릉=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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