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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애독서] 평화로울 때 전쟁 대비… 역사가 주는 값진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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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03 22:18:38 수정 : 2017-04-11 17: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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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유성룡 저 / 김종권 역
대한민국은 지금 안팎으로 여러 난제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과거를 돌이켜 보면 우리는 어떠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역경을 잘 극복해 왔다. 역사는 어떠한 어려움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이미 제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징비록(懲毖錄)’은 경험 속에 답이 있음을 말해주는 좋은 예다. 서애 유성룡은 후세들이 자신이 겪은 환란을 교훈으로 삼아 후일 닥쳐올지도 모를 우환을 경계토록 하기 위해 이 글을 썼다. 


이헌곤 국방기술품질원장
이 책은 임진왜란 이전부터 이후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발탁, 서애 자신의 잘못, 조정 분란, 나아가 임금에 대한 백성들의 원망 등 전쟁을 둘러싸고 발생한 사건을 객관적으로 담고 있다. 사람들은 대개 치욕적이고 슬픈 과거는 빨리 잊으려 한다. 하지만 유성룡은 부끄러운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치욕스러운 역사까지 모두 담아냈다.

징비록은 ‘세상이 태평한 지 오래되어 중앙과 지방이 모두 편안함에 젖었다. 백성들은 성 쌓는 일 같은 노역을 꺼리고 원망하는 소리가 길에 가득 찼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더불어 조선이 군정 문제뿐만 아니라 장수를 뽑아 군사를 편성하고 훈련하는 방법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여 전쟁에서 패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임진왜란보다 200년가량 앞선 고려 말, 최무선은 화통도감이라는 관청을 설치해 이미 화약과 화포를 만들었다. 고려군은 자체 제작한 화포를 군선에 최초로 장착하여 1380년 진포해전에서 큰 승리도 거뒀다. 조선 세종 때는 최무선이 만든 ‘주화’를 개량해 15세기 당시 최첨단 로켓형 무기인 ‘신기전’도 만들었다. 이러한 저력을 갖춘 조선이 임진년에 와서 형언할 수 없는 참화를 당한 이유는 무엇일까?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 즉, ‘천하가 비록 편안해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태로워진다’는 교훈을 잊고 철저한 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 군이 사용하는 무기의 미래 기술을 기획하고, 무기의 품질을 담당하고 있는 국방기술품질원의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이 책이 전하는 국가 안보의 ‘평시 준비’라는 메시지를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다. 부모가 자식에게 그러하듯, 역사는 반복하면서 후손에게 답을 주려고 한다. 책상 한편에 놓인 징비록은 ‘역사가 주는 교훈을 되새기며 막중한 책임을 다하라’고 말하고 있다.

이헌곤 국방기술품질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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