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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콜롬비아 제2의 도시 메데인에서 환경보호운동을 하는 평범한 학생이에요. 얼굴을 드러내 정식으로 인사하고 싶지만 대기오염 반대 시위 중이라 그럴 수가 없네요. 여러분도 보시다시피 저와 동료들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메데인 시내에서 새부리 가면을 쓰고 시위에 나섰어요. 흑사병(페스트) 가면이라고도 불리는 이 복장은 1619년 프랑스 의사 샤를 드롬이 만든 것인데요, 당시 흑사병이 공기 중으로 퍼진다는 통념이 있어 의료진이 예방을 목적으로 꽃잎 등을 새부리 쪽에 넣어 쓰고 다녔다고 하네요. 흑사병이 ‘죽음’과 같은 의미였던 만큼 이 가면 역시 공포의 상징이 된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우리가 이런 기괴한 가면을 쓴 건 중세의 흑사병만큼이나 오늘날 대기오염이 무서운 현상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지난해 콜롬비아에서는 대기오염으로 3000여명이 사망했고, 지난달에도 ‘적색경보’가 발령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요. 이 가면 한국에서도 필요하지 않나요.

이희경 기자·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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