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이 감독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는 아직 갓 껍질을 깨고 나온 병아리다. 감독을 처음 맡았기 때문에 앞으로 많이 배우겠다”면서도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최선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다.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살려보겠다”고 다부지게 각오를 밝혔다.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역대 두 번째 여성 사령탑이 된 이도희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 감독이 팀 재건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SBS스포츠 제공 |
그는 은퇴 뒤 흥국생명 코치(2008~09), GS칼텍스 코치(2010~11), 여자 국가대표팀 코치(2013) 등을 역임하며 다양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특히 현대건설의 세터 염혜선, 이다영과는 인연이 깊다. 비시즌 기간 선수들을 지도하며 사제의 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구단에서도 세터의 기량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얼마나 달라질지는 선수 의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3일 오후 구단과 2년 계약을 한 뒤 곧바로 선배 박 감독을 찾았다고 한다. 자신이 지휘봉을 잡게 된 데는 최초 ‘여성 감독’ 물꼬를 튼 박 감독의 노고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박 감독이 그동안 잘 하셔서 좋은 기회가 온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박 감독도 내가 성공해야지 앞으로 여성 감독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덕담을 하더라”며 “박 감독의 발자취를 뒤따라가는 입장인데 선배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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