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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워] 병역기피는 연예인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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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11 21:47:06 수정 : 2017-04-11 21: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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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 용서 않는 사회… 당당하게 진짜사나이 돼라 조기흥분증후군, 기흉, 좌견관절 습관성 탈구, 사구체신염, 좌슬관절 불안정성, 십자인대 파열…. 이름도 생소한 이 같은 병명을 일반에 알린 이들은 군복무 면제를 받은 연예인들이다. 흥분하면 기절하는 조기흥분증후군은 가수 겸 작곡가인 주영훈의 면제 사유다. ‘미남의 대명사’ 장동건은 폐를 둘러싼 흉막강 안에 공기가 차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기흉을 앓았다. ‘문화대통령’으로 불린 서태지는 성격장애, 학력미달, 문신, 미국시민권 등으로, 누리꾼들로부터 ‘오히려 군복무 해당사항 찾기가 더 힘들 만큼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테리우스’ 신성우와 로커 김종서 등도 성격장애가, 은지원 또한 학력미달이 면제 이유였다. ‘장군의 아들’ 박상민은 좌슬관절 불안정성으로, ‘신화’의 신혜성은 무릎수술로 입대하지 않았다.

군면제 비리 연예인이 적발될 때마다 ‘과거’를 가진 이들 연예인은 인터넷 검색을 통한 ‘신상털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병역의무를 기피했다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니는 것이다. 


김신성 문화부 차장
송승헌, 장혁, 한재석 등은 소변검사를 조작해 사구체신염 판정을 받았던 사실이 들통나 현역으로 입대했고, 싸이는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했으나 뒤늦게 부실복무로 판정돼 ‘두 번 군대 간’ 연예인으로 남았다.

이처럼 기를 써가며 병역을 기피하던 연예계가 달라지고 있다. 병역비리는 물론 현역병 입대를 회피하다 적발되면 연예활동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인식 때문이다. 오히려 기강과 훈련이 ‘빡 센’ 부대를 자원해 ‘개념 연예인’으로 한 등급 올라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2PM’의 옥택연은 미국 영주권을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허리디스크 탓에 4급 판정을 받았지만 활동과 치료를 병행해 다시 현역 판정을 받아 ‘개념돌’이란 찬사까지 들었다. 이토록 굳이 자원입대하려는 것은 대중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남기는 게 연기나 노래 실력보다 휠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룹 god의 김태우는 육군 27사단 수색대대, ‘태양의 후예’ 송중기는 22사단 수색대대에서 복무했다. 피아니스트 이루마는 영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해군에서 병역의무를 마쳤다.

연예인들의 군 복무 이상형은 ‘현빈 따라하기’다. 현빈은 입대 전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인기에 힘입어 여러 편의 CF를 찍었다. 21개월 복무기간 내내 그는 여느 때처럼 CF를 통해 대중 곁에 머물렀다. 공백 없이 연예계로 돌아온 셈이다. 연예인들이 입대 전 마지막 작품 선정에 신경 쓰는 이유다.

오른쪽 어깨뼈에 종양을 가진 배우 유아인이 며칠 동안 인터넷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그는 세 차례나 병역 등급 보류에 해당하는 7급 판정이 나오자 ‘병역기피가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2015년 12월과 이듬해 5월, 그리고 11월 왼쪽 빗장뼈가 골절되는 부상이 겹쳐 12월 재검한 결과 내려진 판정이다. 4차 검사 결과는 아직 받지 못했다. 병무청은 절차대로 5월 초 통보한다고 밝혔다.

이제는 병역의무를 기피하면 연예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자신의 소신을 가감없이 밝히며 똑똑한 배우로 손꼽히는 유아인 역시 이를 모를 리 없다. 군 복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힌 그가 ‘면피’를 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비판은 최종 결과가 나온 뒤 쏟아내도 늦지 않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연예인일수록 ‘당당하게’ ‘떳떳하게’ 병역의무를 수행함이 속 편하다는 것이다. 더 이상 꼼수는 없다.

김신성 문화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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