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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보여주기식 캠페인에 ‘감동’ 사라진 文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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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11 18:46:07 수정 : 2017-04-11 22: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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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지난 8일 경선 경쟁자였던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과 ‘호프 타임’을 가졌다. 토론회장에서 얼굴을 붉히던 네 사람이 경선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앉았다. 문 후보 제안으로 성사된 자리다. 편한 복장으로 호프집에 도착한 안 지사는 문 후보와 이 시장을 보고 “왜 다들 넥타이를 매고 왔어”라고 했다. 넥타이를 풀었지만 대신 마이크가 채워졌다. 언론에 공개된 호프 타임 30여분 내내 네 사람을 향해 카메라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졌다. 호프 타임은 문 후보 페이스북으로도 생중계됐다. 그날 네 사람은 서로의 눈이 아니라 방송 카메라를 보며 건배사를 외쳤다.

최근 민주당 선거대책위 구성 과정에서 빚어진 논란은 11일 봉합 국면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문 후보 핵심 측근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안 지사의 최측근인 윤원철 캠프 상황실장, 이 시장 최측근인 장형철 캠프 기획실장을 문 후보 비서실 공동 부실장으로 발표하며 ‘용광로 선대위’의 틀을 갖췄다. 그러나 찜찜함은 여전하다. 문 후보 선출 뒤 선대위 구성을 두고 일주일간 잡음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인사들이 선대위 참여를 두고 ‘연락을 받았네, 못 받았네’, ‘내 이름이 왜 들어갔느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문 후보의 호프 타임이 진실성 있는 만남 보다는 화합용 이벤트로 활용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영준 정치부 기자
문 후보 캠프의 보여주기식 캠페인은 이것만이 아니다. 지난 2월 예비역 장성과 국방안보전문가 200여명이 대거 참석한 ‘더불어국방안보포럼’이 대표적이다. 문 후보가 주먹을 흔들며 군가를 부르고, 문 후보의 특전사 전우들이 ‘깜짝’ 등장해 군번 줄을 걸어주는 것이 포럼의 하이라이트였다. 문 후보의 국방·안보 공약보다 캠프의 물량 공세와 화려한 연출이 돋보였다.

대세론을 달리던 경선 국면에서 문 후보 캠프 한 핵심 인사는 “캠프가 다 좋은데 딱 하나, 감동이 없다”고 걱정했다. 보여주기에 치중하다 정작 내실을 갖추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2위의 거센 추격, 1위 후보를 향해 쏟아지는 검증으로 흔들리는 문 후보 캠프는 내실을 다져야 한다. 감동은 억지로 연출되는 것이 아니다.

박영준 정치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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