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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도리불언 하자성혜(桃李不言 下自成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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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20 02:18:47 수정 : 2017-04-20 02: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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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와 자두나무는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 아래에 저절로 길이 생긴다.(桃李不言 下自成蹊)” ‘사기(史記)’ 이광(李廣) 장군 열전에 나오는 말이다. 아름다운 꽃과 맛있는 열매가 달린 복숭아와 오얏(자두)나무 아래에는 사람들이 모여들기에 작은 길이 난다. 능력과 지혜, 인정미가 있는 이에겐 사람들이 모여든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중국 한(漢) 무제 때 장군 이광은 활의 명수로 유명했다. 힘이 세고 몸이 빨랐기에 흉노족들은 그를 한나라의 날아다니는 장수라는 이름으로 ‘한비장군(漢飛將軍)’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전쟁에서 대승을 거두면 임금이 내려준 상도 이광은 부하들에게 나눠 주었다. 병사들은 점점 더 이광에게 충성을 다했다. 그러나 패배를 모르던 이광의 영광에도 그림자가 드리웠다. 전투에서 승리했으나 아군도 큰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었다.

무제의 외척인 위청(衛靑)이 대장군으로 임명돼 수십만의 대군으로 흉노와 결전을 벌이게 됐다. 이 싸움에서 이광의 군대는 그만 길을 잘못 들어 싸움터에 늦게 도착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어째서 늦게 왔는지 사유를 보고하라.” 대장군이 이광의 실수를 문책하기 위해 사람을 보냈다. 부하들은 “대장군이 무리하게 진군을 명령했기 때문이라고 밝히십시오”라고 진언했다. 그러나 명예로움을 중하게 여기는 이광으로선 문책 받는다는 것 자체가 치욕이었다. 이광은 칼을 뽑아 자기 목을 베었다. 이광의 병사들은 모두 목 놓아 울었다. 사마천은 이 일을 적은 뒤에 이광을 기리며 이렇게 적고 있다. “‘복숭아와 자두나무는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 아래에 저절로 길이 난다’는 말은 바로 이 장군을 두고 한 말이다.”

그렇다. 지도자로서 솔선수범하고 덕을 베푸는 이에겐 사람을 끌어당기는 흡입력이 있다. 제19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일이 열아흐레 앞으로 다가왔다. 지지세력 모으기에 후보별 열전이다. 유권자들이 두 눈 부릅뜨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지도자를 잘 골라야겠다. 물론 시대가 바라는 지도자에겐 민심이 몰려 ‘큰길’이 저절로 나리라고 본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桃李不言 下自成蹊 : ‘능력과 인정미가 있는 사람에게는 사람들이 모여든다’는 뜻.

桃 복숭아 도, 李 오얏 리, 不 아닐 부, 言 말씀 언, 下 아래 하, 自 스스로 자, 成 이룰 성, 蹊 좁은길 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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