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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눈] 잘 쉬어야 일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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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20 02:19:13 수정 : 2017-04-20 02: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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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행주간 할인 축제… 가족과 휴가로 재충전을 여행하기 참 좋은 때다. 춥지도 덥지도 않는 날씨에 온갖 산하에 꽃이 만발해 가는 곳마다 꽃천지다. 진정한 여행을 즐기려면 세 가지를 떨쳐버리고 떠나야 한다는 말이 있다. 세 가지란 돈과 시간과 집안걱정을 말한다. 주머니가 비면 여행을 즐기기 어렵고, 시간적 여유가 없으면 당연히 여행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여기에 집안이나 직장에 걱정거리가 있다면 장거리 여행은 꿈도 못꾼다. 설령 눈 딱 감고 여행을 떠난다 해도 즐겁게 지내기 어렵다.

봄 여행 계획을 도와줄 ‘2017 봄 여행주간’이 돌아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 등과 함께 오는 29일부터 5월 14일까지 봄 여행주간을 시행한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국내 관광시장이 침체된 상황이어서 올 봄 여행주간에 여행업계가 거는 기대는 어느 해보다 크다. 정부가 ‘관광주간’을 정하는 것은 여름철 휴가에 집중된 국내 관광 수요를 봄가을로 분산해 내수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 국민들이 더욱 편안하고 부담 없이 국내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지자체와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이 운영하는 시설과 업체 1만5224개에서 행사에 참여해 최대 70%까지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류영현 문화부장
이번 여행주간에는 여느 때보다도 휴일이 많아 가족단위 여행객이 유명 관광지에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 직장인들이 여행을 많이 다니고 휴식시간이 긴 나라일수록 업무 능률이 높다고 한다. 지난해 영국의 기업 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가 이를 입증한다. 영국 경영자 10명 중 6명은 휴식시간을 늘리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독일에서는 휴가가 근로자 의욕 고취는 물론 저출산 해법으로 떠올랐다. 일본 게이단렌(經團連)은 매달 마지막 금요일 오후 3시 퇴근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우리보다 빨리 산업화를 이룬 선진국에서는 휴가를 제대로 즐기고 여행을 다녀야 직장에서 일을 더 잘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근로자의 휴가 사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두 번째로 긴 근로시간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원하는 시간에 맘 놓고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번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경쟁적으로 근로시간를 단축하겠다고 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주당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지금 2110시간으로 추정되는 연평균 근로시간을 1800시간대까지 단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근로시간 단축에 더 적극적이다. 그는 “5년 뒤인 2022년부터 현행 법정 노동시간인 주 52시간을 주 35시간으로 단축하는 ‘5시 퇴근제’ 도입”을 공약했다. “우선 올 하반기 대통령 직속 노동시간단축특별위원회를 설치해 현행 근로기준법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고용노동부가 휴일근로를 연장근로 한도에서 제외한 행정해석을 폐기하겠다”고 한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일하면서 제대로 대접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돌발 노동 및 연간 초과근로시간 한도 규정 등 칼퇴근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선후보들의 공약이 지켜진다면 근로시간은 줄고 휴가는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근로시간을 조정하기 전에 이번 5월 첫째주에 찾아온 황금연휴 기간만이라도 마음 놓고 휴가를 떠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 직장인들에게는 재충전할 시간이 주어지고 내수경제도 진작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주간에는 국내 관광지 곳곳에서 가족단위 여행객의 웃음소리가 멀리 울려퍼지길 기대해 본다.

류영현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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