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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주의역사의창] 백제 숨결 간직한 공주·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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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03 01:06:42 수정 : 2017-05-03 01: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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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성·금동대향로 등 살아 숨쉬는 역사 / 다양한 혜택 있는 ‘탁’여행주간 이용해보길
따뜻한 햇살이 야외로 갈 것을 유혹하는 5월은 말 그대로 계절의 여왕이다. 푸르른 신록과 화창한 날씨는 물론이고, 많은 휴일이 꼬리를 물고 있어서 정말 여행하기에 좋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4월 29일부터 5월 14일까지를 2017년 봄 여행주간으로 정하고, 여행주간 슬로건을 ‘여행은 탁(TAK)! 떠나는 거야’로 정했다. 별다른 계획 없이도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 해서 ‘탁’이라는 의성어로 경쾌하게 표현했는데, ‘탁(TAK)’은 대한민국을 여행한다는 뜻의 영어 문구인 ‘트래블 어라운드 코리아(Travel Around Korea)’의 앞글자만을 의미하기도 한다.

필자도 여행주간 행사의 하나에 포함된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테마여행 10선’이라는 주제로 지난 주말 백제의 향기가 서린 고도 공주와 부여를 참가자들과 함께 다녀왔다. 기원전 18년 현재의 서울에 도읍지를 정한 백제는 475년 고구려의 남하 정책에 밀려 웅진(현 공주)으로 천도했고, 538년에는 중흥을 꾀하기 위해 사비(현 부여)로 다시 도읍을 옮겼다. 역설적이게도 두 번의 천도는 공주와 부여를 백제의 문화를 간직하고 이를 현재적으로 활용하는 도시로 자리를 잡게 했다.

웅진 시대를 대표하는 왕은 6세기의 무령왕이다. 1971년 무령왕릉 발굴은 한국 고고학 발굴의 최대 성과 중 하나로 손꼽힌다. 장맛비에 대비해 공주 송산리 고분군 배수로 공사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무덤. 의욕은 컸지만 경험 미숙으로 졸속적인 발굴을 하면서 원형의 유적· 유물이 훼손된 아쉬움이 많았다. 그러나 주인공임을 알려주는 지석(誌石)이 발견된 유일한 무덤이라는 점과 이곳에서 발견된 왕과 왕비의 금제관식과 귀고리, 왕비의 금목걸이, 베개 등은 많은 이의 찬탄을 불러 일으켰다.

필자는 초등학교 시절 당시의 발견을 기념해서 제작한 우표를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공산성은 웅진 천도 이후 5대 64년간 공주를 수호한 성으로, 현재는 금서루 앞에서 수문병 교대식 등의 행사가 재현되고 있다. 북으로 흐르는 금강을 조망하면서 공산성을 한 바퀴 둘러보며 진남루 앞의 궁궐터 등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사비 시대를 대표하는 왕 성왕(聖王)은 국호를 남부여라 하며 백제의 중흥을 꾀했지만, 신라 진흥왕의 배신으로 죽음을 맞이한 비운의 왕이기도 하다. 부여에는 성왕의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부여의 진산인 부소산을 둘러싼 부소산성, 왕궁터로 추정되는 관북리 유적, 최초의 인공 연못인 궁남지, 백제의 영광과 멸망을 묵묵히 지켜본 정림사지 오층석탑, 백제의 마지막을 상징하는 공간 낙화암 등 많은 유적이 있다. 1993년 능산리 절터에서 발견된 후 현재 부여국립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백제금동대향로 역시 놓쳐서는 안 될 유물이다.

참가자들과 함께 공주와 부여를 답사하면서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흠뻑 접해 보았다. 특히 이번 여행을 통해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백제역사유적지구의 가치를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총 16일간 진행되고 있는 이번 ‘탁’ 여행주간에는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 및 할인 혜택이 진행되고 있어 여행의 즐거움은 더욱 커진다. 일상의 모든 근심을 잊고 자리에서 ‘탁’ 일어나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신병주 건국대 교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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