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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애독서] 대한민국 농업기술로 세계 기아 퇴치 이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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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08 21:20:02 수정 : 2017-05-08 21: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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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지구라는 행성에서는 매일 10만 명이 기아나 영양실조로 인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아프리카는 전 인구의 35%가 굶주림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이들의 4분의 3은 농촌지역에 거주한다.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농법대로 부지런히 농사를 짓지만 평생을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다. 식량이 남아도는데도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 비정한 현실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30년 넘게 농업·농촌관련 업무를 맡아 왔고, 지난해 12월에는 농촌진흥청의 책임자로서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을 펼치고 있는 케냐와 짐바브웨를 다녀온 후, 국제 식량부족 문제가 왜 발생하고 있는지, 해결책은 없는지를 고민하면서 읽은 책이 바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이다. 


정황근 농촌진흥청장
이 글은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인 ‘장 지글러’가 직접 체험한 기아의 참상을 자신의 아들에게 들려주는 형식을 빌려서 적나라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그가 접한 세계 기아의 실태는 생각보다 훨씬 충격적이었다. 상상조차 힘들지만, 기아로 인해 10세 미만의 아동이 5초에 한 명꼴로 굶어 죽고, 2015년 기준으로 10억 명 이상이 심각한 만성적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전쟁과 정치적 무질서로 구호 조치가 무색해지는 현실, 소는 배불리 먹고 사람은 굶는 현실, 사막화와 삼림파괴의 영향, 도시화와 식민지 정책의 폐해 등이 정치, 경제 상황과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 실감나게 풀어냈다.

저자는 전 세계가 식량 과잉의 시대임에도 기아로 굶주린 수많은 어린이 무덤이 생겨나는 아이러니한 현실 앞에 우리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기아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각국이 자급자족 경제를 스스로 힘으로 이룩하는 것 외에는 출구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세계 기아 퇴치의 희망은 어디에 있을까. 농촌진흥청은 2009년부터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와 지속가능한 농업기술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KOPIA를 추진했다. 현재 에티오피아, 세네갈, 우간다 등 아프리카 6개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 19개국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녹색혁명 경험을 바탕으로 한 품종개발 및 재배기술 등 맞춤형 농업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스스로 힘으로 자국의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불과 반세기 전 우리가 대가 없이 받았던 그 배려를 이제는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어려운 이들에게 갚아야 할 시간이다. 돈이 아닌 대한민국의 경험과 우리의 농업기술에 희망을 걸어보라고 제안한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저자의 당부를 머리에서 손으로 옮겨보자.

정황근 농촌진흥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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