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지글러 지음 지구라는 행성에서는 매일 10만 명이 기아나 영양실조로 인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아프리카는 전 인구의 35%가 굶주림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이들의 4분의 3은 농촌지역에 거주한다.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농법대로 부지런히 농사를 짓지만 평생을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다. 식량이 남아도는데도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 비정한 현실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30년 넘게 농업·농촌관련 업무를 맡아 왔고, 지난해 12월에는 농촌진흥청의 책임자로서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을 펼치고 있는 케냐와 짐바브웨를 다녀온 후, 국제 식량부족 문제가 왜 발생하고 있는지, 해결책은 없는지를 고민하면서 읽은 책이 바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이다.
정황근 농촌진흥청장 |
저자는 전 세계가 식량 과잉의 시대임에도 기아로 굶주린 수많은 어린이 무덤이 생겨나는 아이러니한 현실 앞에 우리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기아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각국이 자급자족 경제를 스스로 힘으로 이룩하는 것 외에는 출구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불과 반세기 전 우리가 대가 없이 받았던 그 배려를 이제는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어려운 이들에게 갚아야 할 시간이다. 돈이 아닌 대한민국의 경험과 우리의 농업기술에 희망을 걸어보라고 제안한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저자의 당부를 머리에서 손으로 옮겨보자.
정황근 농촌진흥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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