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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워] 상처 입은 체육계 바로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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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10 01:20:47 수정 : 2017-05-10 01: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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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로 다시 갈라져… 정치색 인사·단체 배제해야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정국을 ‘장미대선’으로 이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한 축에는 체육 분야가 자리 잡고 있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는 승마 비리로 이화여대에 부정입학했다. 최순실 본인은 ‘K스포츠재단’을 만들어 대기업으로부터 불법 헌금을 받고 각종 이권 개입에 나섰다. 또한 조카 장시호를 통해 ‘동계스포츠영재재단’을 운영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에도 손을 뻗쳤다. 이를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은 김종 전 차관을 앞세운 문화체육관광부가 했다.

결국 박근혜 정권 몰락은 체육농단이 출발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순실의 체육계 장악을 도운 부역 세력이 있었던 반면 이에 반대한 체육계 인사들은 비리집단, 불공정 세력으로 매도되고 탄압받았다. 이렇게 체육계는 갈라졌고 큰 상처를 받았다. 이를 치유해야 하는 것이 시급하지만 선거는 그런 공간이 될 수 없다. 체육계는 다시 지지 후보를 쫓아 갈라졌다.

이 중에서도 일부 체육계 인사나 단체에 대한 잡음도 많다. 이번 대선의 유력후보를 지지한 몇몇 단체는 2012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또한 그 유력후보의 캠프에서 뛴 체육계 인사는 5년 전 박근혜 캠프에서 일했던 사람이라는 말도 들려온다. 적폐 청산을 외치는 당사자가 적폐라는 비난이 나온다. 

송용준 체육부 차장
어쩌면 이것이 체육계의 현실이기도 하다. 각 대선 캠프에서 체육 정책과 공약은 중요 부분이 아니다. 다만 지지선언을 받아낼 명망가들이 많은 분야 중 하나가 체육계일 뿐이다. 지지해 줄 유명 인사와 단체들을 모아줄 수 있는 인사라면 필요에 따라 과거를 묻지 않는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스포츠 분야는 국정 전반을 농단할 수 있는 요소들이 모두 집결된 교차로다. 당장 모든 국민이 민감해하는 입시 문제와 직결돼 있다. 전국 곳곳에 자리 잡은 생활체육센터는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이자 이권이 발생하는 지점이다. 여기에 올림픽과 같은 국가적인 행사도 눈앞에 있다. 이렇게 스포츠 분야는 국민들에 미치는 여파는 크지만 관심의 사각지대다. 그래서 체육계를 바로 세우는 일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더 중요한 일은 체육계를 바로 세울 주체가 누가 되어야 하는가이다. 여기서 5년 만에 반대로 돌아선 체육계 인사와 단체와 세력은 당연히 배제되어야 한다. 이들은 현실적 이해관계에 충실한 이익단체의 역할을 다하면서 새 정권 창출에 힘을 보탠 것에 만족해야 한다. 이들이 새 정권에서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하거나 특혜를 노리고 체육정책의 중심에 나선다면 또다시 체육계는 흔들린다.

대신 체육계의 상처를 치유하고 통합하는 과제는 독립기구인 대한체육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 이미 대한체육회는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합쳐진 통합체육회로 거듭났다. 그 과정이 최순실의 체육계 장악을 위한 강제적 통합의 측면이 있었지만 방향성만은 옳았다.

체육계 통합의 중심으로 대한체육회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독립 보장이 중요하다. 여기에는 재정적 자립이라는 숙제가 걸려 있다. 법적 제도적 보완과 지원책이 필요하다.

다만 체육계는 일정 정도 정부의 감시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문화예술 분야에는 심판이 있을 수 없지만 스포츠는 공정성이 요구된다. 이는 정부의 적절한 감독과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스포츠공정위원회와 같은 기구 설립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다만 체육회와 정부가 자율과 규제의 합리적 줄타기를 얼마나 잘 해나가느냐가 체육계를 바로 세우기 위한 관건이 될 것이다.

송용준 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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