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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의월요일에읽는시] 단단한 물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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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15 03:09:03 수정 : 2017-05-15 0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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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1963~)

광고학에서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데 광고반복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광고의 반복은 몇 회가 바람직할까. 반복노출의 효과는 1회부터 증가해 3회까지 증가하고 4회부터는 효과의 소멸이 시작한다는 것이다. 일단 3회를 벗어나면 반복의 지루함을 느끼지 시작한다는 것이다.


김영남 시인
‘단단한 물방울’을 쓴 시인은 이러한 반복의 효과를 알고 쓴 걸까. 인용시는 밤을 ‘참 단단한 물방울이라 여기면서’ 껍질을 까고 겉을 잡아당기고 거울을 보며 상상을 한다. 동일한 구를 3번 반복하며 시인만이 할 수 있는 참신한 상상을 자유롭게 펼쳐놓았다. 그런데도 읽는 사람에게 큰 거부감 없이 읽힌다. 3번의 반복이 되레 상상의 산만성을 극복하게 하고 리듬감과 집중력 확보에 기여하고 있음을 본다. 동일한 단어·구·문장의 반복이 지루하고 난삽하게 이어지는 시를 보다가 이런 시를 만나면 머릿속까지 정돈돼 상쾌해짐을 느낀다.

김영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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