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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스포츠] “선수들 자신감 넘쳐… 선배들 기록 넘어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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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15 21:19:07 수정 : 2017-05-15 22: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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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세계 청소년축구 ‘4강 신화’ 쓴 박종환 전 감독 / 2017 U-20 월드컵 나흘 앞으로 / 한국 ‘죽음의 조’ 편성에도 기대감 / 애제자 신태용 감독 때문 각별 / 일화 감독·선수로 많은 우승컵 / “평가전 보니 준비 잘하고 있어… 선수들은 우승 각오로 뛰어야”
1983년 6월 축구 변방 한국의 청소년들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멕시코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 8강에서 우승후보 우루과이를 연장 접전 끝에 2-1로 물리치고 4강에 올랐다. 2017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멕시코 4강 신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애초 한국 대표팀은 ‘죽음의 조’에 편성돼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중론이었다. 그러나 평가전에서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제압하고 복병 세네갈에 아쉽게 비기는 등 잇따라 선전하면서 이번 대표팀이 1983년 선배들의 4강 신화를 넘어설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에 출전한 청소년 대표팀. 뒷줄 맨오른쪽이 박종환 전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1983년 청소년 대표팀을 이끈 박종환(79) 전 감독은 지난 11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수들 평가전을 쭉 지켜봤는데 선수단 전체가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것 같다”며 “선수들 눈빛을 보니 어느 강팀을 만나더라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조별리그에서 강팀들을 하나씩 밟고 올라가면 홈에서 하는 만큼 우리가 세운 기록을 넘어설 것이다”고 단언했다. 박 전 감독은 이어 “다만, 우승하겠다는 각오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환 전 감독은 애제자 신태용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을 향해 이번 U-20 월드컵에서 1983년 대표팀이 세웠던 기록을 넘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제원 기자
박 전 감독에게 이번 U-20 월드컵은 남다르다. 박 전 감독은 1981년 호주 대회와 1983년 멕시코 대회에 청소년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했다. 1983년 4강 신화는 감독으로서의 박종환을 만방에 알린 계기이기도 했다. 박 전 감독은 “감회가 깊다”고 운을 뗀 뒤 “그때는 정말 인조잔디 구장 하나도 제대로 없던 시절이었다. 5가지 약속된 플레이와 정말 지독하게 체력훈련을 해서 그 업적을 이뤘다”며 “요즘은 월드컵을 치르면서 천연잔디 구장도 늘어나고 청소년대회까지 치르게 돼 환경이 좋아졌다”고 돌아봤다.

현지에서 겪은 우여곡절도 소개했다. 박 전 감독은 “브라질과 4강을 하기 전 아벨란제(당시 FIFA 회장)가 격려를 하러 그라운드에 내려왔는데 브라질 선수, 심판하고만 악수를 하고 우리는 쳐다보지도 않고 들어갔다”며 “축구팬들도 우리를 보고 일본인인지 중국인인지만 물어봤다. 우리가 4강까지 오르고 난 뒤에 한국이라는 이름을 그들이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토너먼트에서 상승세를 거듭하니 주변 대우도 달라졌다. 박 전 감독은 “호텔 음식이 선수들 입맛에 안 맞아서 직접 밖에서 우족을 사와 탕을 끓였다. 호텔 조리실을 들락날락하니 직원들이 처음엔 나를 한국에서 밥하러 온 사람인 줄 알았다더라”며 “나중에 현지 신문에도 우리가 나와서 내가 감독인 줄 뒤늦게 알고 마음껏 쓰라고 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이번 대회가 박 전 감독에게 하나 더 특별한 이유는 대표팀 사령탑이 애제자 신태용(47) 감독이기 때문이다. 박 전 감독은 1989년 일화천마축구단(현 성남FC) 초대 감독을 맡아 1993∼1995년 K리그 최초 3연패를 이뤄냈다. 이때 1992년부터 일화에서 뛰며 우승을 함께 일궈낸 선수가 신 감독이다. 박 전 감독은 “신 감독은 정말 아끼는 애제자다. 머리가 좋고 처세에 능하다”며 “갑작스레 지금 팀을 맡았는데 훈련과 평가전을 보니 준비를 잘하고 있다. 이제는 감독과 선수들이 준비한 내용을 얼마나 자신있게 운동장에서 펼치느냐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박 전 감독은 이어 “이번 대표팀을 보니 1∼2명은 개인기가 좋은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팀 플레이가 중요하다. 이 선수들이 잘 녹아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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