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한국 대표팀은 ‘죽음의 조’에 편성돼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중론이었다. 그러나 평가전에서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제압하고 복병 세네갈에 아쉽게 비기는 등 잇따라 선전하면서 이번 대표팀이 1983년 선배들의 4강 신화를 넘어설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에 출전한 청소년 대표팀. 뒷줄 맨오른쪽이 박종환 전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
박종환 전 감독은 애제자 신태용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을 향해 이번 U-20 월드컵에서 1983년 대표팀이 세웠던 기록을 넘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제원 기자 |
현지에서 겪은 우여곡절도 소개했다. 박 전 감독은 “브라질과 4강을 하기 전 아벨란제(당시 FIFA 회장)가 격려를 하러 그라운드에 내려왔는데 브라질 선수, 심판하고만 악수를 하고 우리는 쳐다보지도 않고 들어갔다”며 “축구팬들도 우리를 보고 일본인인지 중국인인지만 물어봤다. 우리가 4강까지 오르고 난 뒤에 한국이라는 이름을 그들이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토너먼트에서 상승세를 거듭하니 주변 대우도 달라졌다. 박 전 감독은 “호텔 음식이 선수들 입맛에 안 맞아서 직접 밖에서 우족을 사와 탕을 끓였다. 호텔 조리실을 들락날락하니 직원들이 처음엔 나를 한국에서 밥하러 온 사람인 줄 알았다더라”며 “나중에 현지 신문에도 우리가 나와서 내가 감독인 줄 뒤늦게 알고 마음껏 쓰라고 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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