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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애독서] 여민가의 실천 ‘소통의 왕’… 진정한 리더십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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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16 02:17:16 수정 : 2017-05-16 02: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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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적솔력(迪率力) / 박현모 지음  “김 동지! 정치를 하려면 국민보다 반 보만 앞서가야 해요.”

20여년 전 인천 서구 어느 지하다방에서 갓 정치에 입문한 내게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해준 말 한 마디가 여전히 내 귓속을 때린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국민과 함께 하는 리더십’을 꼽았다.

600여년 전 절대 왕권 국가였던 조선에도 같은 뜻을 가진 분이 계셨다. 바로 조선 왕조에 길이 남을 성군이었던 세종대왕이다.

‘세종의 적솔력’이라는 책을 접하며 세종대왕의 리더십은 바로 ‘백성과 함께 하는 리더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교흥 국회의장 비서실장
세종대왕은 백성들에게 중요한 정보와 지식을 주어서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관점에서 해시계를 만들어 종로 네거리에 내어놓고, 물시계를 제작해 전국에 표준시간을 알렸으며, 신하들의 반대에도 훈민정음을 창제해 문자라는 권력을 백성들에게 쥐어주었다.

국가나 기업의 리더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의욕에 불타 홀로 계획을 세우고 밀어붙이는 마음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독단과 독선의 낡은 권위주의 리더십으로 인해 국가적으로 불행한 사태를 겪었을 뿐만 아니라, 국내외적으로도 엄청난 사회적 경제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여민가의(與民可矣: 백성과 더불어 하라. 그러면 해결될 것이다.)’

그 옛날 세종대왕께서 2017년 새로운 대한민국의 리더에게 해 주는 말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참으로 오묘해진다.

지금 가장 필요한 정치인의 덕목은 바로 ‘국민과 더불어 함께 하는’ 리더십이다. ‘소통과 치유’의 리더십이다. 갈등과 분열로부터 대한민국을 하나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을 반대했던 맞수라 할지라도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무엇보다 사회 또는 조직의 구성원들과 더불어 비전을 세우고 공감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책은 이외에도 이 시대의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52개의 사자성어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1만쪽이 넘는 세종시대 실록에 나오는 군신들의 어록을 사자성어로 뽑았다. 읽어볼수록 세종대왕께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해주는 지혜가 놀랍기만 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지도자는 리더십으로 평가받는다고 한다. 절대 군주였지만 ‘소통의 왕’이었던 세종대왕의 삶을 통해 진정한 리더의 길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김교흥 국회의장 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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