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미세먼지가 발전소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이미 문 대통령은 2030년까지 개인용 경유차를 퇴출하겠다는 중장기계획을 후보시절 공약했다. 조만간 나올 강력한 경유차 억제정책은 자동차업계의 숨통을 조여올 것이다. 업계로서는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보호무역주의로 시름하는 자동차업계는 또 한 번의 변곡점을 맞게 된 셈이다.
내연기관으로 대변되는 경유차의 대안은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오염원 배출이 없다. 그럼에도 국내 자동차업계는 도도한 시대적 흐름을 느긋하게 뒷짐만 진 채 방관해 왔다. 진입장벽이 워낙 높은 자동차 업종의 특성만 믿고 시장판도가 급격하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믿은 탓이다.
김기동 산업부장 |
중국의 전기차산업 성장세는 비약적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후발주자였던 중국이지만 2015년에 이미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에서는 미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전기차산업 육성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조율 아래 보조금과 충전인프라 등 행정적 지원 등 각종 장려정책을 펼친 탓이다.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을 자처하는 우리는 어떤가. 국내 완성차업계의 맏형인 현대기아차가 ‘쏘울’과 ‘아이오닉’으로 체면치레한 게 고작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35년이면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이 25.3%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4대당 1대가 전기차로 대체될 것이라는 얘기다. 전기차 보급은 기존 기름으로 달리는 자동차의 카르텔을 무너뜨린다. 언제까지 최고속도, 토크, 가속성능, 연비 등을 앞세워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건가.
덩치만 키운 채 관료화된 조직으로는 급변하는 시대에 대응하기는 힘들다. 기존 자동차산업의 가치관과 패러다임을 확 바꿔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기동 산업부장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