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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모나리자와 선덕여왕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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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18 06:00:00 수정 : 2017-05-18 11: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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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덕한 여인을 닮은 메를로 와인 끌로 데 메뉴

메종 리비에르 끌로 데 메뉴 메를로 포도밭 출처=홈페이지
여러 품종을 섞어 레드 와인을 만들때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 ‘보르도 블렌딩’입니다. 국제 품종으로 전세계 와인 산지에 널리 퍼진 국제품종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메를로(Melot)를 중심으로 카베르네 프랑 등을 섞는 양조 방법이지요. ‘레드의 왕’으로 불리는 카베르네 소비뇽은 익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생종으로 검은 과일 캐릭터에 아로마가 강하고 색깔도 진합니다. 또 탄닌도 세고 산도의 레벨도 높아 앙상하고 날이 서 있는 느낌을 줍니다. 소비뇽의 어원은 야성적이란의 뜻의 세비지(Savage)에서 온 것이니 이 품종을 잘 표현한 이름이네요. 

카베르네 소비뇽은 프랑스 보르도를 남북으로 가르는 지롱드(Gironde)강의 왼쪽 산지, 즉 보르도 좌안을 대표하는 품종으로 배우로 따지면 조지 클루니처럼 세련되고 중후한 이미지의 도시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는 남자를 떠올리게 되지요. 조약돌과 자갈 토양을 잘 자랍니다.

메를로는 이와 반대되는 캐릭터를 지녔답니다. 붉은 과일의 풍미가 특징인 메를로는 우아하고 섬세하며 산도와 탄닌이 부드럽지요. 또 같은 조건에서 와인을 만들때 메를로가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알콜도수가 좀 더 높게 나와 바디감이 더 풍만하게 느껴집니다. 때문에 모나리자나 선덕여왕 처럼 귀부인의 후덕한 느낌을 준답니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껍질이 두껍고 포도알이 작아 알콜도수가 11∼12도 정도밖에 안나오기 때문에 메를로를 섞어주면 알콜도수를 끌어 올릴 수 있답니다. 카베르네 소비뇽이 철골 구조물이라면 메를로는 시멘트격으로 상호 보완이 잘돼 보르도에서 이 블렌딩을 많이 사용하게 된 거지요.

메를로는 보르도 우안을 대표하는 품종으로 보르도 전체 레드 품종 생산의 62%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장기숙성이 잘 돼 보통 10년 정도 보관했다 마시는 와인을 구매한다면 카베르네 소비뇽을 위주로 만든 와인을 선택하면 됩니다. 반면 일상적으로 자주 마시는 와인을 구입한다면 언제 오픈해도 마시기 좋은 메를로가 적당합니다. 메를로는 빨리 익는 조생종으로 점토질 등 축축한 토양을 좋아합니다. 

보르도 우안의 생산지중 메를로를 대표하는 곳이 생떼밀리옹(Saint-Émillion)과 뽀므롤(Pomerol)입니다. 이중 생떼밀리옹은 지롱드강 우측에 도르도뉴(Dordogne) 강을 내려다 보는 언덕에 넓게 퍼져있는데 메를로가 잘자라는 점토질과 석회질로 이뤄져 뛰어난 뛰어난 메를로 와인 생산되는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답니다. 

1875년에 설립된 가족 경영 와이너리 메종 리비에르(Masion Rivière)는 생떼밀리옹을 중심으로 끌로 데 메뉴(Clos des Menuts)와 샤또 라바냑(Château Lavagnac)를 통해 고품질의 메를로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와이너리 7개와 네고시앙 5개를 보유한 프랑스를 대표하는 와인기업으로 연산 생산량은 네고시앙을 포함해 500만병에 달합니다.

끌로 데 메뉴 와이너리 전경 출처=홈페이지
특히 끌로 데 메뉴의 역사는 무려 1538년으로 거슬로 올라갑니다. 프란치스코 수도회가 이 곳에서 와인을 생산했다는 기록이 발견됐을 정도로 유서가 깊은 와이너리랍니다. 메뉴는 이 곳에서 와인을 담당한던 수도사의 이름있었다고 하네요. 메종 리비에르는 1956년 끌로 데 메뉴를 인수해 500년 역사의 끌로 데 메뉴의 와인을 지금도 계속 업그레이드 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메를로가 전체 생산량의 85%이고 카베르네 소비뇽 10%, 카베르네 프랑 5% 입니다. 메종 리비에르의 포도밭은 100ha인데 이중 50ha가 끌로 데 메뉴일정도로 메종 리비에르의 와이너리중 규모가 가장 크답니다.  

생떼밀리옹에서 가장 큰 끌로 데 메뉴 지하 셀러 출처=홈페이지
끌로 데 메뉴 와인 출처=홈페이지
오랜 역사와 함께 끌로 드 메뉴를 유명하게 만드는 또 하나는 지하 와인셀러랍니다. 규모는 550㎥로 생떼밀리옹에서 가장 크고 아름답기로 유명하지요. 사실 수도사들의 대피 장소로 이용되던 곳인데 지금은 완벽한 지하셀로로 바뀌었답니다. 그랑크뤼 와인들이 숙성되기에 최적의 온도인 섭씨 12도와 습도가 유지되며 외부의 빛으로 부터도 완벽하게 차단됩니다.

한국을 찾은 메종 리비에르 수출 매니저 Guillaume Faugeron
최근 한국을 찾은 메종 리비에르 수출 매니저 기욤 포즈롱(Guillaume Faugeron)과 함께 대표 와인 4종을 서울 광화문 레스토랑 단아에서 테이스팅 했습니다. 와인들은 WS통상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오크향이 강하지 않고 마시기 편한 와인들이라 다양한 음식들과 매칭하기가 좋습니다.  기욤 포즈롱은 “끌로 데 메뉴 와인은 너무 트렌디 하지 않아 딱히 튀는 것은 없어요. 하지만 우직하게 일관성을 유지하죠. 그래서 신뢰가 더 가는 험블한 아버지 같은 와인 이랍니다. 2007년에 탄생한 끌로 데 메뉴 엑셀렁스는 이런 열정의 산물로 퀄러티를 끌어 올린 뀌베 와인으로 그랑크라 클라세에 다가가는 와인이라고 자부합니다”.

끌로 데 메뉴 생떼밀리옹 그랑크뤼 루즈
끌로 데 메뉴 생떼밀리옹 그랑크뤼 루즈(Clos des Menuts Saint Emilion Grand Cru rouge) 2012는 메를로 85% 카베르네 소비뇽 10% 카베르네 프랑 5% 블렌딩입니다. 산도와 탄닌의 균형감이 뛰어납니다. 지금 마셔도 좋지만 10년정도 장기 보관이 가능합니다. 달콤한 자두와 베리 등 붉은 과일향과 바닐라, 강하지 않은 오크의 향이 약간의 스파이시한 향과 잘 조화를 이룹니다. 입 안에서도 베리와 자두의 맛과 신선한 산도가 균형을 이루며 탄닌은 부드럽고 피니쉬는 길게 이어집니다.

라 그랑 담 드 샤또 라바냑
샤또 라바냑은 생떼밀리옹 중심지에서 10마일 정도 떨어진 생 떼르(Saint Terre) 지역에 있으며 아이콘 와인이 레인지중 가장 최근에 탄생한 라 그랑 담 드 샤또 라바냑(La Grande Dame de Château Lavagnac)입니다. 보르도 슈페리에 AOC 와인으로 보르도라는 광범위한 지역명만 보틀에 써있는 ‘레지오날급’ 와인지만 가격 대비 뛰어난 퀄러티를 보여줍니다. 오래된 포도만 선별해 연간 1만5000병만 생산할 정도로 품질을 끌어 올린 와인이기 때문입니다. 구조감이 뛰어나며 오크향은 가볍게 느껴지도록 만들어 신선함을 강조했습니다. 풍부한 과일의 풍미와 오크향이 조화를 잘 이루고 풍부한 탄닌과 벨벳처럼 부드러운 질감이 돋보입니다. 새 오크에서 12개월동안 숙성하며 10년동안 장기숙성이 가능합니다. 

메뉴 블랑 프루떼
메뉴 블랑 프루떼(Menuts Blanc Fruité)는  소비뇽 블랑 85%와 세미용 15%를 섞었습니다. 자몽 등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 향이 침을 살짝 고이게 만들며 목넘김이 아주 편한 와인이라 음식과 좋은 궁합으로 보입니다. 미네랄리티와 힌 꽃 느낌의 향이 기분을 상큼하게 만들어 주는 순수한 느낌의 화이트 와인으로 풍부한 구조감도 지녔습니다. 

메뉴 루즈
메뉴 루즈(Menuts Rouge) 2012는 메를로 85% 카베르네 소비뇽 10% 카베르네 프랑5% 블렌딩입니다. 가벼운 토스티한 향과 잘익은 과일의 섬세한 아로마, 은은한 오크향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며 질감은 실크처럼 부드럽답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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