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디지털로그인] '슈즈 트리'는 '사랑의 자물쇠'가 될 수 없을까

관련이슈 디지털로그인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17-05-18 21:25:01 수정 : 2017-05-18 21:25:0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연인들이 사랑을 약속하며 프랑스 파리를 가로지르는 센강 ‘예술의 다리‘(퐁데자르)에 걸어둔 ‘사랑의 자물쇠’는 안전상의 이유로 지난 2015년 6월 철거돼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철거는 끝이 아닌 재탄생을 의미했다. 파리시는 시민 의견을 들어 철거된 자물쇠와 다리 난간 일부를 예술작품으로 만들어 지난 13일(현지시간) 경매에 내놔 우리 돈으로 약 3억740만원의 수익을 얻었다. 파리시는 수익금 전액을 시리아 등 난민을 돕는 단체에 기부에 ‘두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 됐다.

사랑의 자물쇠는 시민과 관광객이 자발적으로 ‘사랑’의 의미를 부여한 데서 탄생했고, 덕분에 예술의 다리는 영원의 사랑을 약속하는 명소로 사랑받게 됐다. 철거된 뒤에도 따뜻한 ‘사랑’은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됐다.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중 보행길과 정원으로 리모델링한 ‘서울로 7017’을 오는 20일 시민에게 개방한다. 공중 보행길 입구에는 혈세 1억원을 들인 대형 조형물이 세워졌다. ‘슈즈 트리’라고 이름 붙여진 이 조형물은 이름처럼 헌 신발 3만 켤레를 나무 모양 뼈대에 이어 붙인 작품이다. 이를 디자인한 황지해 작가는 “신발을 통해 도심 속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가 무엇인지 나누고 고민하고 싶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이 조형물을 접한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작품의 의도를 알지 못하는 시민들은 거대한 더미에 놀라고, 독특한 소재(신발)로 또 한 번 놀란다.

사랑의 자물쇠가 그러했듯, 시민들이 집에서 못 신게 된 신발로 직접 슈즈 트리를 꾸몄으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흉물이다’라는 비판도 덜했을 테고, 참여 시민에게 재미와 더불어 남다른 의미를 제공했을 수도 있다. 언제가 이 조형물이 철거될 때쯤 사랑의 자물쇠처럼 시민에게 감동과 기쁨을 돌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동준 디지털미디어국 디지털뉴스부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
  • 이다희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