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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성공적 출발
한국당 정신 못 차리고 추한 꼴
보수정당 새리더십 창출 관건
반사이익만 노리면 궤멸 불가피
야당인 바른정당 이혜훈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상당히 박수 받겠다”라고 했다. 그가 꼽은 ‘가뭄에 단비’ 같고 ‘놀라게 만든 것’은 리더십과 태도, 인사에 대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젊은 참모들과 커피 테이크아웃 잔을 들고 청와대 경내를 산책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볼 수 없는 장면”이었고,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하자 바로 강경한 대북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보고” 놀랐으며, “청와대 비서실에 젊은 사람들을 포진하면서 총리는 경륜과 경험 많은 연륜 있는 사람으로 내세운 것”이 좋아 보였다는 것이다.

이 의원 말이 아니더라도 활력이 넘치고 품위를 지키면서 낮은 자세로 소탈함을 표현하는 것은 좋은 리더십이다. 권력의 심장부인 청와대가 활기찬 기운을 만들어 내면 우리 사회 전체가 밝아진다. 청와대 총무비서관 자리에 측근 대신 예산전문 공무원을 앉히고, 비선실세로 의심받던 ‘3철’ 인사들이 스스로 한 발을 뺀 것은 괜찮은 신호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가 80%를 넘는다. ‘뭔가 잘될 것 같다’는 기대감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백영철 대기자 겸 논설위원
다 잘하는 것은 아니다. 공약을 지키느라 조급성을 보이고 정책의 균형감보다 지지자들의 환호에 더 솔깃해하는 것 같다. ‘대통령 지시’도 남발되는 인상이고 고식적인 보여주기식 인사도 없지 않다. 그래도 문 대통령은 일국의 지도자답다. 난마같이 얽힌 안보와 경제, 사회적 갈등은 지도자와 국민이 손잡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때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문재인정부는 그런 싹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이 대통령답다면 야당도 엇비슷은 해야 맞상대가 된다. 그러나 국회 2당이자 국회의원이 107명이나 되는 자유한국당은 싹수가 노랗다. 당권투쟁을 벌이는 꼴이 가관이다. “바퀴벌레 같은 자들”이라거나 “낮술 드셨나”라거나 “육모방망이로 뒤통수를 뽀개야 한다”는 험구가 쏟아진다. 홍준표 전 후보와 정우택 원내대표, 다수의 친박계 중진과 소속 의원들은 세상과 동떨어진 갈라파고스 섬에 사는 별종들인 양 군다. 한국당의 바닥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화산이 갑자기 폭발하지 않듯 재앙은 서서히 다가온다. 보수정당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50.7%를 득표했지만 2012년 19대 총선에선 42.8%, 2016년 20대 총선에서 38.5%에 그쳤다. 중도층과 40, 50대 지지자들이 떠나는 추세가 확연하다. 19대 대선의 모든 기록은 레드카드다. 한국당은 557만표 차라는 참패도 모자라 보수의 상징 지역인 강남3구에서마저 외면당했다. 수도권에선 3등에 그쳤고 보수의 본산인 대구·경북에서도 과반을 득표하지 못했다. 60대 이상을 빼고 다른 세대에서 다 졌다. 보수진영은 87년 체제 이후 냉전 반공주의와 박정희 개발경제 시스템으로 30년을 먹고살았다. 이제 단물은 다 빠지고 지지세력은 30%(자유한국당+바른정당 대선득표율)로 줄어들었다. 보수의 조종이 울리는 날이 멀지 않았다.

한국당이 거대 야당입네 하며 정부 여당의 발목을 잡아 반사이익으로 생계를 꾸린다면 결과는 뻔하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참패는 피할 수 없고 개헌정국의 주도권은 여당에 내줄 것이다. 문재인정부의 차기 리더십은 즐비하다. 많은 인물들이 국정운영 경험을 쌓아 박원순 서울시장 등 기존 지도자급과 경쟁할 것이다. 보수의 인물은 취약하다. 따뜻한 보수주의의 깃발을 들고 대선에서 완주한 유승민 바른정당 전 후보 정도이다.

새가 잘 날려면 좌우 날개가 균형을 맞춰야 한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성공하려면 건전한 견제를 할 수 있는 야당이 필요하다. 보수진영은 젊고 미래지향적인 인물을 키워내야 한다. 한국당은 보수의 품격을 훼손하는 막말파와 기득권 지키는 데 혈안이 된 친박계, 웰빙 권력에 취한 자들은 퇴장시키는 게 우선 긴요하다. 바른정당도 보다 개방적이고 유연해져야 한다. 굳이 당대표를 뽑기보다 원내정당으로 혁신할 수 있는 것이고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 쇄신하고 차기 인물을 키우며 주도적으로 정치지형을 바꾸는 장정에 나서야 한다. 변신하지 않으면 보수의 궤멸은 시간문제다.

백영철 대기자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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