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1129일만 에… 부모품에 돌아온 허다윤양

관련이슈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입력 : 2017-05-19 19:05:49 수정 : 2017-05-19 22:06:3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선체 수색 첫 신원 확인 사례/세월호 3층 객실서 수습된 치아 감정결과 확인

세월호 참사 발생 1129일 만에 미수습자인 단원고 학생 허다윤(사진)양의 신원이 확인됐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세월호 3층 객실 중앙부 우현(3-6구역)에서 수습된 유골의 치아와 치열을 감정한 결과 허양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미수습자인 단원고 학생 허다윤 양의 아버지 허흥환 씨가 19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 `미수습자 가족 만남의 장소` 앞에서 이날 해수부가 발표한 허다윤 양의 신원확인 보도자료를 재확인하고 있다.

법의관(법치의학)이 치아와 치열을 육안, 방사선(엑스레이) 검사로 분석하고 미수습자의 치과진료기록부, 치과 방사선 사진 사본 등 자료와 비교·분석한 결과다.

현장수습본부가 공식적으로 신원을 확인한 미수습자는 단원고 고창석 교사에 이어 2명으로 늘었다.

선체 수색으로 미수습자 신원을 확인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창석 교사의 뼈는 진도 침몰해역 수중 수색을 통해 수습했다. 허양의 유골은 16일 오전 8시 30분에 발견돼 불과 사흘 만에 신원이 확인됐다.

법치의학 감정이 DNA 분석보다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허양은 어린 시절 치아 수술을 한 적이 있어 확인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구역에서 수습된 뼈들에 대한 분석은 진행 중이다.

이 구역에서는 14일 3층 중앙부 우현 에스컬레이터 자리에서 2점이 나오고, 16일에는 두개골과 치아 등 주요 부위 뼈가 나오는 등 4일간 뼈 49점이 수습됐다.


유치원 선생님이 꿈이었던 허양은 중학생 때부터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해왔다. 교회 주일학교에서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보살피기도 했다.

허양은 엄마에겐 친구 같은 딸, 아빠에겐 애인 같은 딸이었다.

3년 전 수학여행 길에 오르면서 아버지의 검정 모자가 마음에 든다며 빌려 가던 것이 허양의 마지막 모습이 됐다.

생존자들에 의하면 허양은 객실에 가방을 놔둔 채 친구들과 4층 중앙으로 이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양의 친구는 다윤양이 뒤늦게 나온 자신을 앞 세워 헬기에 구조되게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월호 미수습자인 허다윤 양의 신원이 확인된 19일 오후 허 양의 어머니 박은미 씨가 전남 목포신항 `미수습자 가족 만남의 장소`에서 한 자원봉사자와 포옹하고 있다.

가족들은 평소 허양이 친구들과 관계에서 큰 소리 내지 않고 욕심내기보다는 양보하는 성격이었다고 기억했다.

깔끔한 것을 좋아해 아빠에게 “면도 잘하라”고 하던 딸을 만나기 위해 다윤양의 아빠는 세월호 인양 현장을 찾을 때면 항상 면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고 했다.

허양의 엄마 박은미47씨는 참사 뒤 오른쪽 청력을 잃었다. 심한 스트레스로 뇌압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수학여행 전 다윤이네는 가족사진을 찍었다. 참사가 난 2014년 4월16일은 사진관에서 가족사진을 찾는 날이었다. 사진 속 허양은 평소 좋아하던 노란색 조끼를 입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었다. 박씨는 사진을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목포=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