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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로그인] ‘금밥그릇, 흙밥그릇’ 견공도 빈부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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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25 21:40:16 수정 : 2017-05-25 21: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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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라 하기 어색할 정도로 익숙해진 ‘금수저’ ‘흙수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을 표현한 이 단어들은 어쩌면 사람보다 개에게 더 어울리는 말일 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금밥그릇, 흙밥그릇’이란 제목으로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승용차 운전석에 앉은 개의 시선이 머문 곳은 트럭에 실린 철창에 갇힌 개 두 마리다. 덩치 큰 흰색 개와 갈색 개는 공간이 비좁은 듯 한껏 웅크린 모습이다. 상황을 미루어 보아 도살장에 끌려가는 듯하다.

미용을 받은 단정한 외모의 ‘애완견’과 죽음을 예감한 표정의 ‘식용견’이 대비를 이룬다. 개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다 같은 생명인데도 개들은 인간에 의해 날 때부터 그 ‘용도’가 정해져 버리고 만다.

개들 사이에도 드물게 ‘견생역전’은 존재한다. 유기견 최초 ‘퍼스트 도그’인 토리가 대표적이다. 보신탕이 되기 전 구출된 토리는 청와대의 마스코트가 되는 행운을 안았다.

하지만 모든 개가 이러한 천운을 타고난 건 아니다. 한 해 약 10만마리의 반려동물이 주인에게 버려지고 최소 1만마리가 안락사를 당한다. ‘헬조선’에선 인생만큼이나 견생이 바뀌는 것도 개천에서 용 나는 수준으로 힘든 일이다.

얼마 전 동물단체 케어가 헌법소원을 냈다. 동물을 ‘물건’으로 규정한 민법을 개정해 달란 것이다. 당장 선진국 수준의 동물복지를 기대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생명체 취급은 해 달라는 취지다.

유기견을 가족으로 맞은 문재인 대통령. 일단 현 정부의 시작은 반길 만하다. 당선 전 ‘반려동물 5대 핵심공약’도 발표하지 않았나. 더 많은 ‘문토리’와 ‘찡찡이’가 사랑받는 나라, 사람도 동물도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기대해 봐도 될까.

나진희 디지털미디어국 소셜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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