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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애독서] 현실인식·전략 부재 ‘병자호란의 교훈’ 지금도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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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29 21:36:29 수정 : 2017-05-29 21: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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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호란
한명기 지음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외교가 마치 격랑(激浪)에 휩싸인 듯 혼란스럽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미국과 아시아 패권을 강화하려는 중국 간 기싸움이 심화되고 있다.

다행히 대선 이후 급속히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최근 몇 개월간 대한민국호의 수장이 부재한 사이에 급변하는 세계정세의 흐름과 한반도 주변의 상황을 보며 문득 ‘역사평설 병자호란’을 떠올리게 된다.


김윤영 서민금융진흥원장
모두가 알고 있듯 병자호란은 명(明), 청(淸) 두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조선이 겪어야 했던 비극의 역사다. 정묘호란 이후 명과 청 어느 편에 설지 선택의 기로에 서야 했던 인조정권의 끝은 결국 치욕적인 전쟁과 전쟁으로 초토화된 영토, 그리고 피폐화된 민중이었다. 인조정권은 어떤 실수를 저질렀기에 굴욕적인 역사를 남기게 됐을까.

저자인 한명기 명지대 교수는 ‘현실인식과 전략의 부재’를 원인으로 꼽는다. 조선은 명과 청이 대립하는 상황임에도 정세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명과 청 사이에서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다 전략적 사고 없이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됐던 것이다. 전쟁이 터지고 나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도피처를 남한산성으로 할지, 강화도로 할지 정하는 과정부터 청과 다시 화친할 것인지, 인조가 출성을 할 것인지 등등 조선은 내부 대립과 갈등 속에서 시간을 허비했다. 그로 인한 고통은 고스란히 백성의 몫이 됐다.


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취하려면 군사적 역량이 중요했다. 하지만 정묘호란 이후 군사력이 고갈된 조선은 병자호란 당시 고작 2만명도 채 안 되는 군사만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청이 일으킨 군사는 14만명으로 추산된다. 전략도, 군사적 역량도 마련하지 못한 전쟁은 필패(必敗)였다.

현재의 불확실한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조선의 ‘실수’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저자가 말하듯 약소국이었던 조선은 ‘황제의 나라’ 명과 ‘형의 나라’ 청 사이에 끼인 채 우왕좌왕하다 결국 전쟁의 화마에 휩싸였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변화하는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있는 외교 태도를 갖춰야 한다. 아울러 언젠가는 당면할 수밖에 없는 선택의 기로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국가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역량을 키우는 일은 단시일 내에 되는 것이 아니므로 꾸준히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병자호란의 교훈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함을 이 책은 말해 주고 있다.

김윤영 서민금융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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