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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1천900명에 뇌물 준 브라질기업 사상최대 3조6천억 벌금

입력 : 2017-06-01 14:30:09 수정 : 2017-06-01 14: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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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 협조대가로 회장 형제는 형사처벌 면해…전·현직대통령 혐의 증거 제출
국가대표급 기업들 잇단 벌금 기록 경신에 국민들 '도대체 얼마나 부패했나' 성찰
전·현직 대통령 3인을 포함해 수많은 정치인과 거대 기업들과 그 임원들이 연루된 브라질 사상 최대 부패 사건에 대한 수사가 3년 넘게 계속되면서 최대, 최고 등의 '신기록'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뇌물사건 벌금 사상 세계 기록이 다시 세워졌다.

세계 최대의 식육 가공 회사인 브라질 JBS SA의 모회사 J&F 인베스티멘토스가 103억 헤알 (32억 달러. 3조5천866억 원)의 벌금을 내기로 브라질 검찰과 합의한 것이다.

이 회사는 브라질 정치인 1천900명에게 총 1억5천만 달러의 뇌물을 주고 그 대가로 연금펀드와 국영은행 등으로부터 투자금과 대출을 받은 혐의를 인정했다.

또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서 녹음테이프 등의 증거물을 제출하는 등 검찰에 적극 협력하는 대신 앞으로 25년간에 걸쳐 3조5천억 원이 넘는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BBC, 해외부패방지법(FCPA) 전문 블로그 등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J&F의 회장과 부회장이던 조에슬레이 바치스타 형제는 이들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검찰과 조건부 감형 협상 덕분에 교도소행도 면했다.

지난해 12월엔 브라질 거대 건설사 오데브레시 SA도 브라질, 미국, 스위스 검찰과 협상을 통해 25억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당시 미 법무부는 "역사상 최대의 해외 뇌물 사건"이라고 불렀다. 그 이전엔 독일 지멘스 AG가 2008년 독일과 미국에 16억 달러의 벌금을 물기로 합의한 게 최고 기록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브라질의 한 경영학 교수의 말을 인용, "브라질뿐 아니라 세계에서 전례 없는 협상 결과"라며 "브라질이 기로에 선 상황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브라질 검찰은 31일 바치스타 형제와의 조건부 감형 협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들이 세 전·현직 대통령 혐의에 대한 증거를 제출하는 등 수사에 협조했다고 밝혔다. 이들 전·현직 대통령은 그러나 JBS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브라질 검찰수사와 별개로, 미국 법무부도 JBS의 미국 내 업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JBS는 브라질에서만 뇌물을 제공했다고 말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회사가 20여 개국에 진출해 있는 점을 들어 다른 나라들에서도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에선 이미 농업단체가 이 회사의 거래에 대한 조사를 벌일 것을 당국에 요구하고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브라질의 국가대표급 기업들이 잇따라 뇌물사건으로 사상 최대 벌금 기록을 경신하자 많은 브라질 국민은 자신들의 나라가 도대체 얼마나 부패했는지 자아 성찰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한 대학의 법학 교수 이바르 하르트만은 브라질에선 이제 부패 관행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가 시작된 셈이라며 "그동안 브라질의 사법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더라면 이런 거물 경제인들이 이렇게 발가벗겨지는 상황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J&F가 내기로 한 벌금은 매년 4억 헤알(1억2천400만 달러) 수준이어서, 이 회사가 지난해 신고한 수입 1천704억 헤알에 비하면 푼돈인 셈이다.

브라질 사상 최대의 부패 사건에 대한 수사인 '세차 작전'은 이미 3년 이상 지속되면서 연루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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