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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Sports] 결코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 신으로 불리는 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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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01 22:00:14 수정 : 2017-06-02 00: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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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31·스페인·사진)은 국내 팬들에게 ‘흙신’이라 불린다. 바닥에 흙이 깔린 ‘클레이코트(Clay Court)’에서 최고 실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해외 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킹 오브 클레이(King of Clay)’로 불렸던 나달에게 언젠가부터 ‘갓 오브 클레이(God of Clay)’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클레이코트 대회에서만 52번이나 우승컵을 따내자 팬들은 ‘왕’을 넘어서 ‘신’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막상 그의 플레이를 보면 신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나달 테니스의 핵심은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어떤 공이든 따라가 상대 코트에 욱여넣는다. 보통 선수라면 포기할 법한 공을 몸을 던져 받아낸 뒤 넘겨내는 것이 나달의 트레이드마크다. 이처럼 버티고 버텨 결국 상대가 자멸하도록 만드는 것이 그의 플레이다. 그러다 보니 나달의 경기는 ‘신’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깔끔함이나 완벽함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그의 플레이에서 격하게 느껴지는 감정은 ‘처절함’이다. 이런 모습은 클레이코트에서 배가된다. 미친 듯이 경기장을 뛰어다니며 때로는 흙바닥에 몸을 던지기까지 한 흔적이 유니폼과 신체 구석구석에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달은 이 처절한 전장에서 전설이 됐다. 로저 페더러, 노바크 조코비치, 앤디 머레이 등 동시대를 풍미한 라이벌들도 많지만 클레이코트에서만큼은 나달이 최고라는 것을 그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2014년까지 나달의 클레이코트 전적은 318승 24패로 승률은 93%에 달한다.

물론 이런 ‘흙신’도 엄연한 인간이다. 허리 등 신체 곳곳에 부상이 겹치며 결국 2014년 이후 슬럼프에 빠지고 말았다. 2014년 윔블던 16강에서 당시 19세로 세계 랭킹 144위에 불과한 닉 키리오스에게 완패한 것을 시작으로 눈에 띄게 하락세가 시작됐다. 심지어 클레이코트에서도 예전의 나달은 아니었다. 2015년 프랑스 오픈 8강에서 조코비치에게 0-3으로 완패한 데 이어 클레이코트에서 열린 여러 대회에서도 부진이 이어졌다. 2015년 한 해에만 나달은 클레이코트에서 6패를 당했다. 그가 클레이코트에서 3패 이상을 당한 것은 17세 때인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신체를 극한까지 학대하는 플레이스타일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평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달은 올해 들어 거짓말처럼 부활했다. 마치 그의 플레이처럼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지난 1월 하드코트에서 열린 그랜드슬램 호주오픈에서 숙명의 라이벌 로저 페더러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열린 하드코트 대회에서도 연이어 결승에 진출하며 부활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클레이코트 대회인 몬테카를로 오픈, 바르셀로나 오픈, 마드리드 오픈에서 연이어 우승해 흙신이 돌아왔음을 선언했다. 몬테카를로 오픈과 바르셀로나 오픈에서는 단일 대회 10회 우승이라는 대기록까지 세웠다.

부활한 나달이 진정한 대기록에 도전한다. 지난달 28일부터 본선이 시작된 메이저대회 프랑스 오픈에서 평생 한 번 우승하기도 힘든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나달이 10회나 드는 명장면을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은 나달이 여전히 ‘결코 포기하지 않는 남자’라는 점이다. 이미 메이저대회 14회 우승을 달성한 전설적인 선수, 심지어 신이라고까지 불리는 나달은 오늘도 여전히 작은 테니스공을 향해 몸을 던진다. 그의 변치 않는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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