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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스발전 에너지 트라일레마 해소 대안 못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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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05 21:23:07 수정 : 2017-06-05 21: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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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물, 식량은 인류 생존의 3대 필수 요소이다. 특히 에너지는 세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트라일레마(삼중고)가 존재한다. 에너지 확보 측면에서 에너지 안보, 환경적 측면에서 지속가능성, 에너지 이용에 대한 접근과 충분성의 측면에서 에너지 형평성이다. 현재까지 어떠한 에너지도 이 세 가지 조건을 다 만족시키지 못하는 딜레마가 있다.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이 딜레마에서 환경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는 에너지 형평성을 달성하기 어렵고, 그래서 원자력과 석탄 화력을 축소하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확대하고자 한다. 그런데 LNG 발전은 결코 석탄 화력 못지않은 온실가스 발생원이다. LNG 발전은 메탄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데, 메탄가스는 가스의 채굴, 이송, 사용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누출이 발생하고, 메탄가스의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CO₂)에 비해 20년간은 70배에서 100배의 온실효과를 내며, 100여년 동안은 20~30배나 더 큰 온실효과를 발생시킨다.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LNG는 전량 수입에너지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세계 2위의 LNG 수입국이고, 이대로 더 확대하면 조만간 1위의 자리에 오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 원자력발전은 경제성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1973년과 1978년에 발생한 오일 쇼크는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알려줬고, 2006년과 2009년에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간의 가스 분쟁과 2014년 크림반도 분쟁은 러시아 가스파이프라인의 국제정치학을 보여줬다.


정동욱 중앙대 교수·에너지시스템공학
LNG 발전이 원자력이나 석탄 화력에 비해 비싼 발전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전력거래소 통계에 의하면 가스 가격 하락으로 가장 경쟁력이 있었던 2016년에도 LNG 발전은 원자력의 1.5배였다. LNG 발전의 확대는 전기요금 상승을 동반할 것이며, 이는 에너지 트라일레마의 하나인 누구에게나 저렴하게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형평성을 저해할 것이다. 더구나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의 핵심 기술인 가스터빈은 아직 국내에서 생산할 능력이 없어 세계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소수의 해외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 국산화된 세계 최고의 원자력 기술을 두고 에너지 기술 종속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형국이다. 문제는 해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가스발전의 경제적 부담을 국민이 져야 하는 것이다.

1923년에 설립돼 3000여개 정부, 민간, 비민간 기구가 가입하고 있는 세계에너지협의회(WEC)의 에너지 트라일레마 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에너지 형평성에서만 A지표를 얻고 에너지안보와 환경성에서는 C를 받아 2016년도에 평가된 125개국 중 44위를 했다.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청정에너지 정책은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로의 교두보로서 LNG 발전의 확대는 환경성 개선은 제한적이면서 그나마 저렴한 에너지 공급정책으로 확보한 에너지의 형평성을 저해하고 외부 의존도만 심화시킬 것이다.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30년 이상 기술을 진보시키고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인정받고 있는 석탄 화력 발전과 원자력 발전을 배제하고, 굳이 비싸고 환경적 측면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LNG 발전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정동욱 중앙대 교수·에너지시스템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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