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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애독서] 주인공이 겪는 다양한 차별, 우리나라 여성 모습 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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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05 21:29:03 수정 : 2017-06-05 21: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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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지음
‘82년생 김지영’은 이름만큼이나 매우 평범한 한 여성의 학창시절과 직장생활, 결혼, 출산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생애주기별 삶을 사실적으로 관통하면서도 우리나라 여성정책의 역사를 오롯이 짚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필자에겐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이었다.

더욱이 이 책은 할머니 등 가족으로부터 겪는 남아선호사상과 같은 성차별, 학원 남학생에게 당하는 밤길 폭력 위협과 같은 여성폭력, 남편이 힘들게 벌어온 돈으로 카페나 다니면서 자기 아이만 위하는 ‘이기적인 벌레’라는 뜻의 맘충이라는 여성혐오와 임산부 혜택을 조롱하는 직장 내 괴롭힘에 이르기까지 과거를 거쳐 오늘날까지도 존재하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여과없이 그려내고 있다.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여기저기 등장하는 여성 관련 각종 통계가 마음 한편에 와닿는 것은 아마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독자들이 이미 체감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정확한 표현’이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성별임금격차가 남성 대비 여성임금이 63.3%로 가장 크고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으로 여성의 경력유지가 힘들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당해야만 했던 차별과 위협 속에서도 침묵으로 일관할 수밖에 없었던 김지영의 모습은 마음 아픈 대목이었다.

특히 82년생 김지영씨가 몸소 체험하는 출산과 육아의 어려움으로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소위 경력단절을 경험하게 되는 것은 그녀 개인만의 일이 아닌 우리 사회가 현재 안고 있는 심각한 여성고용의 문제이기도 하다.


주인공이 겪게 되는 다양한 차별이 현재 우리나라 여성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인공 김지영에 대한 애잔함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 한 구석을 아리게 했다.

김지영씨로 대표되는 이 땅의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 자녀양육으로 그녀들의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사회와 국가가 나서서 제도를 마련하고 이를 확산하여 문제의 실마리를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 어렵긴 하지만 지금도 어딘가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애쓰고 있는 또 다른 김지영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 더 이상 우리 사회에 92년생 김지영, 2002년생 김지영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김지영들이 기운을 낼 수 있는 사회,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성이 결혼과 육아로 자신의 경력을 단절시키지 않는 행복한 사회, 남녀가 가사와 육아를 함께 하며 일과 가정이 조화로운 양성평등한 사회가 실현될 수 있기를 꿈꾸어본다.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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