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설왕설래] 가야사 복원과 ‘25사’ 번역

관련이슈 설왕설래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17-06-07 21:19:19 수정 : 2017-06-07 21:19:1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삼국사기 기록, “법흥왕 19년(533년) 금관국주(金官國主) 김구해가 비(妃)와 세 아들 노종, 무덕, 무력과 함께 신라에 항복했다.” 금관국은 김해의 금관가야다, 김구해는 김유신의 증조할아버지다. 셋째 아들 무력은 진흥왕 때 관산성 싸움에서 백제 성왕을 죽음에 이르게 한 장군이다. 신라의 대각간 김유신에게는 금관가야 시조 김수로왕의 피가 흐른다.

김유신의 여동생 문희. 오줌이 서라벌을 뒤덮은 언니 보희의 꿈을 사 태종 무열왕 김춘추의 아내가 된다. 문무왕 법민은 김춘추와 문희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김춘추는 백제를 멸망시키고, 법민은 고구려를 무너뜨렸다. 문무왕 때부터 신라왕의 혈통은 ‘신라 반(半), 가야 반’이다. 신라의 통일전쟁 전면에 나선 인물에도 가야계가 많다. 김흠순은 김유신의 동생이다. 백제 계백과의 황산벌 싸움에서 목숨을 던진 화랑 반굴은 김흠순의 아들이다.

김구해 이전의 금관가야 왕계(王系)는 어찌될까. 캄캄하다. 삼국유사에 남은 가야 사서 ‘가락기(駕洛記)’.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가야 역사는 사서에 편린으로 남아 전해질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 왈, “약간 뜬금없는 이야기이지만… 지방공약에 포함했던 가야사 연구와 복원을 꼭 포함해 주면 좋겠다.” 또 와글와글 한다. “웬 뜬금없는 말이냐”, “국정교과서 같은 이야기 아니냐.” 대통령이라고 역사에 입을 다물어야 할까. 정작 궁금한 것은 가야사 복원이 무엇을 뜻하는지 여부다. 역사 연구? 유적지 조성? 후자에 가까운 듯하다. 경주처럼 관광 유적지로 만들고자 민원이 쏟아졌을 테니.

황무지처럼 척박한 역사학계. 돈이 없고 인재도 없다. 가야사만 문제인가. 우리의 역사 연구가 절름발이 신세 아닌가. 우리 역사의 편린이 곳곳에 남아 있는 중국의 ‘25사(史)’. 그중 한 권이라도 원문을 제대로 읽어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암호처럼 변한 ‘한문 25사’. 역사 연구는 넘기 힘든 장벽 앞에 놓였다. 역사를 말하는 대통령이라면 “25사를 번역하자”는 말을 해야 하지 않을까. 막대한 재정을 투자해 관광 유적지나 만들겠다는 생각이 이어졌으니 아직도 쓸데없는 역사 논쟁만 이어지는 것 아닌가.

강호원 논설위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