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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개과천선… “강아지가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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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10 10:00:13 수정 : 2017-07-17 15: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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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문제행동 교정 프로 인기 “담요 위에 간식을 놓고, 개가 담요 위로 올라올 수 있도록 하세요.” 지난 3일 오전 서울 강동구청 지하 강당. 강동구가 주관하는 반려견 문제행동 교정 프로그램 ‘강동서당 2기’ 1반 참석자 6명은 강사의 안내에 따라 반려견을 담요 위로 이끌었다. ‘매트 포인트’라 불리는 이 훈련은 담요·방석 등에서 먹이를 주고 칭찬하며 해당 장소에 오래 머무르도록 하는 훈련이다.

“옳지! 우리 까미 잘하네.” 정영수(49·여)씨는 담요 위로 올라온 푸들 ‘까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연신 ‘잘했다’고 칭찬했다. 정씨의 손길이 좋은지 까미는 얌전히 담요 위에 앉아 있었다. 정씨는 “이렇게 기다리는 모습은 처음 본다”며 놀라워했다. 2년 전 지인의 소개로 입양한 까미는 ‘쉽지 않은’ 개였다. 낯선 사람이나 다른 개를 마주칠 때마다 끊임없이 짖어대서 집에 손님을 초대하는 것은 엄두도 못 냈다. 까미의 짖는 소리가 이웃에 폐가 될까봐 걱정하던 그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강동서당을 찾았다.

‘강동서당’에 참가한 정영수씨와 반려견 ‘까미’.
4주간 교육을 받으면서 까미는 놀랄 만큼 달라졌다. 처음에는 강사가 다가가기만 해도 달려들어 사방에 가림막을 치고 훈련해야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변하는 모습이 보였다. 정씨는 “얼마 전에는 다른 개를 보고도 짖지 않아 깜짝 놀랐다. 처음으로 친정집에도 데리고 갔다”며 웃었다. 정씨는 까미가 ‘개과천선’ 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이해’를 꼽았다. 그는 “까미의 전 주인이 직장에 다니는 미혼 남성이라 까미가 어릴 때 하루 종일 혼자 집에 있었다”며 “사회성을 길러야 할 때 사랑과 교육을 받지 못한 것이 문제의 원인이란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까미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았던 것”이라며 “까미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고 다가가니 까미도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구는 2015년 기준 457만가구로, 전체의 21.8%에 달한다. 서울시의 경우 2013년 16.7%에서 지난해 19.0%까지 늘었다.

이렇게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늘면서 반려동물을 공부하고 문제행동을 교정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반려견을 ‘어떻게 길러야 하는가’에 관심이 많아진 것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반려동물에서 비롯한 고민도 깔려 있다. 그 고민은 대부분 좋아해서 기르는 동물을 정작 잘 몰라서 생긴다.

배진선 서울시 동물갈등조정관은 “반려견 교육은 내가 사랑하는 개가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개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이런 이해가 반려견 갈등과 유기견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김유나·이창훈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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