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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노인병’?… 완치 없기에 젊을 때부터 예방해야

입력 : 2017-06-11 21:00:00 수정 : 2017-06-11 20: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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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생애 전단계 관리 필요’ 지적
문재인 대통령이 ‘보건의료 정책 1호’인 치매 국가책임제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서면서 72만5000명에 이르는 국내 치매 환자 가족에게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흔히 ‘노망났다’는 말로 폄훼되는 치매는 인지장애, 성격장애를 동반하면서 환자는 물론 가족들의 고통이 큰 대표적인 병이다. 수년간 이어지는 간병에 지친 가족 간 불화로 폭행과 동반 자살 등 우울한 뉴스가 주기적으로 언론을 장식한다. 1인당 치매 관리 비용도 2000만원이 넘을 만큼 사회·경제적 손실도 크다. 전문가들은 최근 부각된 중증 치매환자 관리 외에도, 전 세대에 걸친 치매 예방·관리와 인식 제고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부분의 퇴행성 질환이 그렇듯 치매 역시 ‘완치’가 없어, 발병 이후에는 현상 유지와 악화 지연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치매 치료를 노년기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젊을 때부터 예방하고, 경증 치매 치료, 중증 치매 환자 관리까지, 생애 전 단계에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일 대한치매학회가 주관한 ‘일상예찬 소풍’ 프로그램에서 치매 환자와 보호자가 손을 맞잡고 미술교육과 소풍을 즐기고 있다.
대한치매학회 제공
◆단순 건망증과 치매 어떻게 구별하나

치매는 그 자체가 질환은 아니다. 다양한 원인의 뇌 손상으로 인지기능을 상실하고 이로 인해 예전 수준의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만성적, 복합적 장애 상태를 의미한다.

치매의 대표적인 원인은 알츠하이머다.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에 과도하게 쌓여 생기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전체 치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뇌에서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뇌경색, 뇌출혈의 후유증인 혈관성치매도 전체의 10∼15% 수준에 이른다. 이 외에도 루이소체 질환, 파킨슨병, 헌팅턴병, 픽병 등 다양한 중추·말초신경계 질환도 치매의 원인이 된다.

질환 종류와 진행 정도에 따라 가벼운 기억 장애부터 심한 행동장애까지, 치매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알츠하이머는 기억력 상실부터 시작해 치매가 진행될수록 우울증이나 망상, 환각, 과식증 등이 나타나며, 혈관성치매의 경우 보통 이상행동보다는 무기력증과 우울증으로 많이 나타난다. 반면 전두측두엽 치매는 기억력 감퇴 없이 초기부터 성격변화, 이상행동이 두드러진다.

기억장애는 최근에 있었던 일부터 소멸된다. 치매가 진행될수록 옛날 기억도 상실되면서 일상적인 가전제품 사용, 자녀 이름, 자신의 생년월일 등도 잊어버리게 된다.

기억장애가 치매의 대표적인 증상이지만 물건을 놔둔 장소나 약속 등을 까먹었다고 해서 모두 치매는 아니다. 주변에서 이를 상기해줬을 때 금방 기억해 낸다면 단순 건망증일 확률이 높다. 그러나 약속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는 치매를 의심할 수 있다. 


◆조기 진단으로 치매 ‘관리’해야

치매 진단은 인지기능검사, 뇌 영상 검사, 혈액검사, 뇌척수액 검사, 아밀로이드 PET 검사 등을 통해 받을 수 있다. 진단 이후에는 인지중재치료, 약물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약물은 증상에 따라 아세틸콜린분해효소억제제 등 인지 기능에 도움이 되는 약물과 이상행동 증상을 완화하는 항우울제 등을 병행한다.

그러나 기존에 손상된 뇌기능을 완전히 되돌릴 순 없기에, 치매 역시 완치가 불가능하다. 치료를 통해 치매 전보다 기억력이 더 향상된 사례가 있긴 해도 극히 예외적이다. 이런 불가역성 때문에 치매는 예방과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 비만 등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인자를 젊을 때부터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치매를 진단받더라도 조기 발견과 그렇지 않은 경우 차이는 크다. 연구결과 조기에 치매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한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3년 정도 병의 진행이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일상생활수행능력 지침서’를 매일 꾸준히 체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연구결과 △뇌 건강에 좋은 음식 먹기 △그날 하루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기록하기 △다음날 약속과 모임을 점검하기 △물건은 항상 같은 곳에 두기 △매일 한 시간 빠른 걸음으로 걷기 △새로운 공부와 취미를 시작하기 △손을 이용하는 미술, 노래 교실, 외국어 공부 △대화할 때 정확한 단어 사용 노력 등의 지침을 적극적으로 시행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인지기능과 우울 정도에서 개선을 보였다. 

박기형 대한치매학회 총무이사(가천길병원 신경과)는 “치매는 조기 진단을 통해 꾸준한 치료로 관리가 가능하다. 많은 경우 치매를 노년기에 관리해야 하는 질병으로 인식하지만 고혈압·당뇨·비만 등 치매 예방 관리는 젊을 때부터 이뤄져야 한다”며 “치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돼 환자와 보호자가 병을 숨기지 않고 꾸준히 치료받고 일상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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