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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담배·콜라에 '죄악세' 물린다

입력 : 2017-06-13 13:32:09 수정 : 2017-06-13 13: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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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2배로…재정난·석유의존도 줄이려는 고육책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 주부터 담배와 탄산음료 등에 '죄악세'(sin tax)를 부과하기로 했다.

저유가 장기화로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죄악세가 부과되면서 지난주까지 2.5파운드(약 3천600원)였던 담배 한 갑은 이번 주부터 5파운드로 올랐고 당 함량이 높은 에너지 음료와 탄산음료의 가격도 담뱃값과 나란히 2배로 뛰었다.

사우디가 이번에 처음으로 죄악세를 도입한 것은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한 걸프국 간 합의에 따른 것이다.

저유가에 중동 산유국들은 심각한 재정적자를 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나 카타르, 쿠웨이트와 달리 인구의 상당수가 무상의료·무상교육 수혜자인 사우디는 사정이 더 어렵다.

사우디의 올해 재정적자 규모는 400억파운드(약 57조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런 이유로 아라비아 반도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은 내년부터 일제히 부가가치세를 도입할 예정이다. 세율은 5%로 비교적 낮게 책정된다.

사우디 내 담배·음료 판매업체들은 당국에 판매업자로 등록하고 45일 이내에 세금을 내야 한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업체는 과세 이전에 사재기한 담배를 죄악세 도입 이후 2배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차익을 거두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는 걸프 국가들이 사회적으로나 행정상으로 아직 부가가치세를 도입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전 경고와도 같다고 지적했다.

담뱃값은 2배로 뛰었지만 흡연자 상당수는 담배를 끊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사우디 제다에 오래 거주했다는 파키스탄 출신 파이잔 하이더는 사우디 일간 아랍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패스트푸드를 덜 먹고 다른 소비를 줄일지언정 담배는 못 끊겠다"고 말했다.

마침 이달은 이슬람의 금실 성월인 라마단 기간으로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식사뿐 아니라 물이나 음료수 섭취, 흡연 모두 금지돼 죄악세를 도입하기에 시기적으로는 잘 맞아떨어진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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