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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는 퇴진하라”… 러시아 전역서 反정부 깃발

입력 : 2017-06-13 19:35:03 수정 : 2017-06-13 19: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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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프 총리 부정축재 규탄/ 대선주자 나발니 등 1000명 체포/ 美 “평화시위자들 당장 석방해야”/‘내통 의혹’ 의식한 듯 이례적 비판 러시아 주요 도시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 “푸틴 없는 러시아” 구호가 울려 퍼졌다.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것을 기념하는 국경일(러시아의 날)인 12일(현지시간) 러시아 전국 주요 도시에서 공무원들의 부패를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는 수도 모스크바에서 극동 도시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롭스크, 시베리아 도시 노보시비르스크, 북서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 이르기까지 100곳 이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러시아 경찰들이 1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날’을 맞아 모스크바 시내에서 벌어진 공무원 부패 규탄 반정부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모스크바 시위가 규모가 가장 크고 격렬했다. 시내 중심가에 모인 시위대 수천명은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의 부패를 비난하면서 “황제는 퇴진하라”, “푸틴은 도둑이다”, “푸틴 없는 러시아” 등의 구호를 외치고 러시아 국가를 합창했다.

이날 시위를 이끈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를 포함해 1000명 넘는 사람이 체포됐다. 나발니는 시위 전 “나는 변화를 원하고,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싶다“며 “우리의 세금이 (부패 정치인의) 요트나 궁전, 포도원보다는 도로나 학교, 병원을 정비하는 데 쓰였으면 한다”는 글을 올려 시민들의 시위 참가를 독려했다. 이번 시위에는 특히 푸틴의 17년 집권 시기에 태어난 젊은 세대는 물론 대학생, 교통경찰, 대학교수들까지 참여했다.

이날 시위는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나발니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부정 축재 보고서를 공개하고 공무원들의 부패에 대한 시민 저항을 촉구하면서 80개 이상 주요 도시에서 벌어진 지난 3월 말 전국 시위에 뒤이은 것이다. 당시 시위에서는 모스크바에서만 1만명 이상이 참가해 1000명 이상이 경찰에 연행된 바 있다.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출마가 확실시되는 내년 3월 대선에서 푸틴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미국 백악관의 숀 스파이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수많은 평화시위 가담자들을 체포한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이들을 당장 석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를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주 푸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호의적으로 평가해왔다.

이상혁 선임기자 nex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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