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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Sports] 자폐 프로골퍼 이승민 도전에 응원의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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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15 21:34:13 수정 : 2017-06-15 21: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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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 역사의 미국 유명 어린이 TV 프로그램인 세서미 스트리트에 지난 4월 ‘줄리아’라는 이름의 네 살 여자아이의 캐릭터가 등장했다. 줄리아가 주목받은 것은 그가 최초의 자폐증 아동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이 자폐 친구들을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폐성 장애와 지적장애를 합쳐 발달장애라 한다. 최근 한국에서도 발달장애에 대한 편견을 깨는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자폐성 발달장애 3급인 이승민(20·사진)이 사상 최초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정회원 자격을 획득해 국내 정상급 골퍼들과 자웅을 겨룰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장애를 안고서 쉽지 않은 투어 테스트를 통과하기까지 우여곡절은 당연한 것이었다. 외교관인 아버지를 둔 덕에 이승민은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냈다. 미국에서 특수학교를 다니며 아이스하키로 운동을 시작했지만 단체활동 적응이 쉽지 않고 부상이 잦은 점 때문에 접어야 했다. 대신 이승민이 흥미를 느낀 것은 골프였다.

이승민의 지능은 5세 정도이지만 골프는 그가 세상과 소통하는 창이 됐다. 그리고 4전5기 끝에 KPGA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이승민은 15일 충남 태안의 현대더링스 골프장에서 개막한 KPGA 코리안투어 카이도시리즈 2017 카이도 골든 V1 오픈에서 투어 데뷔전 1라운드 10번홀(파5)에서 104야드짜리 이글샷을 날리는 등 선전했다.

물론 이승민이 여기까지 오는 데 어머니 박지애(51)씨의 노력이 컸다. 그림자처럼 아들을 따라다니며 보살펴야 했다. 박씨는 “예민한 운동인 골프에서 승민이가 함께 경기하는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가 될까 늘 노심초사한다. 매 순간이 전쟁과도 같다”고 말한다. 그래도 “어떨 때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해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기억력이 좋아 코스를 잘 기억하고 바람도 곧잘 계산한다”고 자랑도 잊지 않는다.

이승민처럼 발달장애인들을 둔 가족들이 가장 아쉬워 하는 점이 바로 사회성 부족이다. 박씨가 “승민이가 어릴 적부터 또래들과 교류하지 못해 그게 제일 마음이 아프다. 승민이가 사람들 속에서 살았으면 한다”고 말할 만큼 발달장애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울림이다.

스포츠는 이를 위한 훌륭한 도구다. 이를 인식하고 스포츠를 통해 발달장애인들을 돕는 노력을 하는 이들도 많다. 빙속스타였던 이강석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스케이트교실을 열고 있다. 지난 5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숍라이트클래식에서 우승한 김인경은 지속적으로 발달장애인과 교류하고 후원하기로 유명하다.

발달장애인 스포츠도 개인종목에서 점차 단체종목으로 확대돼가고 있다. 특히 단체종목은 자연스럽게 함께하면서 발달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의 벽을 허물고 이들을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된다.

발달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을 스포츠를 통해 바꿔주는 행사도 있다. 바로 스페셜 올림픽이다. 지난 2013년에는 평창에서 국제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네이밍 등 권리행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유일하게 올림픽이라는 명칭 사용을 허락한 대회이기도 하다. 이 대회 역시 발달장애인들도 함께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스포츠는 발달장애인을 세상으로 끌어내는 훌륭한 문이다. 그 문을 통과한 이승민의 도전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송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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