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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볼 수 있게… ‘2017년판 대동여지도’

입력 : 2017-06-17 03:00:00 수정 : 2017-06-16 21: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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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1년 제작 조선 최고 지도 / 김정호 ‘대동여지도’ / 당시 한자·약자·기호 등 오늘날 의미 파악 힘들어 / 한글 표기 병행하고 색 입히고 오·탈자 바로잡아 개정 / “21세기 사는 우리가 봐도 이해할 수 있게 재탄생"
최선웅·민병준 지음/진선출판사/4만8000원
해설 대동여지도/최선웅·민병준 지음/진선출판사/4만8000원


19세기 조선에는 영국과 프랑스 등 서양의 배들이 해안가에 출몰해 통상을 요구하는 일이 잦았다. 당시 조선은 내부적으로도 세도정치와 민란으로 정치적 위기에 놓여 있었는데, 외적의 침입에 대비하고 전쟁에서의 활용이 가능한 군사지도가 절실했다. 특히 상업과 유통의 발달로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증가하면서, 전국의 지형과 위치를 나타낸 지도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하지만 이 같은 요구를 반영한 전국지도를 만들기란 쉽지 않았다.

조선 철종 12년인 1861년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조선 최고의 지도로 평가받는다. 

대동여지도에는 도성도(都城圖)가 별도로 실려 있다. 도성도는 당시 조선의 수도 한성부를 그린 지도로, 한성부의 행정구역인 5부가 상세하게 표기되어 있다.
진선출판사 제공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에는 한반도의 산줄기와 물줄기, 고을, 도로 등 자연과 인문지리 정보가 모두 담겨 있다. 김정호는 오늘날의 지도처럼 기호를 적용해 읽기 편하도록 만들었고, 방안표로 축적을 가늠케 했다. 지도에는 10리마다 방점을 찍어 실제 거리를 계산할 수 있었다. 지도를 목판인쇄본으로 만들어 보급에 용이했고, 접었을 때의 크기가 가로 19.8㎝, 세로 29.8㎝로 휴대하기 편리했다.

이처럼 조선 최고의 지도로 평가받는 대동여지도는 오늘날 실제로 접하기 어려운 지도다. 보물 850호로 지정돼 성신여대 박물관에 소장돼 있지만, 학자가 아닌 일반인이 실물로 볼 기회는 흔치 않다. 막상 대동여지도를 접했더라도 산줄기와 물줄기, 도로, 기호 등이 모두 먹으로 그려져 있어 구분하기 어렵다. 지명은 한자나 약자, 속자로 기록돼 전문가들도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러한 대동여지도의 단점을 보완해 오늘날의 사람들도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 대동여지도’가 책으로 나왔다. 이 책은 50여년간 지도를 연구한 최선웅 한국지도학회 부회장과 30여년간 대동여지도를 들고 전국을 다닌 민병준 전 월간사람과산 편집장이 함께 제작했다. 이들은 3년여간의 작업 끝에 해설 대동여지도를 완성했다.

해설 대동여지도는 일반인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정됐다. 기존 대동여지도를 보완해 지도를 새로 그려 넣었고, 오자와 탈자도 바로잡았다. 한자로 표기된 지명에는 한글을 병기했고, 행정경계와 오늘날 국도의 기원이 된 조선 10대 도로 등에는 색을 넣어 구분을 쉽게 했다. 지도 오른쪽에는 의미 깊은 명소를 해설하거나, 현재 상황 등을 실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저자들은 책을 제작하기 위해 1만1680여개의 한자 지명을 일일이 번역하고 입력했다. 한자 지명들은 크기가 작은 데다 정자가 아닌 약자나 속자 등으로 기록돼 있어 지명 하나를 확인하는 데 하루가 걸리기도 했다.

해설 대동여지도에는 원본에 반영되지 못한 우산도(독도)와 삼도(거문도)를 추가했다. 저자들은 “대동여지도 원판에 누가 될지 모르겠으나 우리나라의 국토를 온전히 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추천사를 남긴 이상태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김정호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지만, 대동여지도를 본 사람은 별로 없다”면서 “조상의 지혜가 담긴 대동여지도가 재탄생되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바로 읽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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